근이 형아가 돌아가던 날, 마침 그날은 또다른 손님이 감자품자네 집에 찾아주었다. 노래하는 이내. 

 재작년 쯤이던가, 린이네 집에서 음반을 선물받고는, 한참 노래에 젖어들다가 그 음반을 여러 장 주문하면서 연락이 닿게 되고, 친구가 되고, 그래서 지난 해에는 난장이공 카페에서 시와, 선경과 함께 공연을 함께 하기도 했던. 바로 그 이내 이모야가 제주엘 오게 되었다며 감자품자를 만나러 다녀갔다. 얼마 전에 낸 이내의 노래가사집 책날개에 써 있는 소개를 빌면 "길 위의 음악가, 어디선 동네 가수, 일기와 편지로 노래를 만들어요, 가깝고 편하고 따뜻한 - 목욕탕 같은 노래를 불러요" 라 자신을 소개하는.

 게다가 이날 이내 이모야는 기타까지 등에 메고 오면서, 감자품자네 식구만을 관객으로 한 감자네 집 콘서트를 열어주었어. 우아아아, 소길리 감자네 집에서는 시와 이모야가, 이게 꿈인가 싶게 감자네 집 공연을 해주더니, 지난 여름엔 선경 이모야가 감자네 집 공연으로 행복하게 해주더니, 이번에는 이내 이모야가!

 난장이공 공연으로 맺어진 인연으로 해서 선경과 시와, 이내 이모야들은 이름 한 자씩을 따서 '내시경'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만들어 공연을 다니게도 되었는데, 우하하, 바로 그 내시경 이모야들이 모두 감자네 집 콘서트를 한차례씩 열게 되었어.

 근이 형아와 헤어진 슬픔에 빠져있던 감자는 노래하는 이모야를 보며 눈이 다시 반짝 했다. 품자는 이내 이모야 기타에 매달려 함께 기타줄을 뜯기도 하고, 엉덩이 춤으로 박자를 맞추며 좋아라.

 

 

 

 이모야가 노래할 자리를 세팅하려니, 감자가 먼저 그 위로 올라가.

 

 

 품자도 감자 형아를 쫓아, 어 이게 모지 ㅎ

 

 

 그러곤 이내 이모야의 감자네집 공연이 시작 ^ ^

 

가을색 고양이 / 이내 / 20170214 / 감자네 집 공연

 

 

 품자는 이모야가 노래하는 내내 이모에게 매달려 떨어지지를 않아. 품자도 기타줄을 만지고 싶어서, 침묻은 손을 뻗어 뜯기도 하며서 ㅎ 

 

자장가 / 이내 / 20170214 / 감자네 집 공연

 

 앞서 부른 가을색 고양이도, 이 노래 자장가도 모두 이번 3집에 담은 노래들. 일년이나 지난 난장이공 공연 그때에 <자장가>와 <지금 여기>라는 새노래들은 처음 들었더랬다. 그때까진 아직 음반에 들어있지 않아, 그날 공연에서 처음 들으며서, 달래도 나도, 아, 그 노래 참 좋더라며 몇 번이나 얘길했던지 몰라. 그러면서 새 음반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낸 3집 <<되고 싶은 노래>>에 이 노래들이 담겨 있어.

 

 

 참 신기하기도 하지. 어떻게 이렇게 노래하는 이모야들과 친구가 되어 지내게 되었을까. 시와 이모야도, 선경 이모야도, 이내 이모야도 엄마아빠가 참 좋아하는 뮤지션들. 가수들이라면은, 음반이나 방송 같은 걸로만, 아무리 직접이라 해도 공연장의 저 멀리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친구가 되고, 집에 찾아와 조그만 공연까지 열어주는.

 이날, 낯가림이 아직 덜한 품자는, 노래하는 내내 이모야엑 매달려 기타를 함께 뜯기도 하고, 이모야와 눈을 맞추며 엉덩이 춤을 추며 좋아했지만, 감자는 그 곁을 빙빙 돌기만. 그러게나 잘 따르고, 나중에는 헤어지는 게 싫어 슬픔에 젖게 하던 근이 형아한테도, 첫날 만큼은 곁을 주지 않고 빙빙 돌기만 했으니, 그럴 법도 한 일이었어.

 하지만 감자는, 이모야가 가고 난 뒤, 이내 이모야의 씨디를 틀어달라 하면서 '이모 징징징' 기타 치는 시늉을 하곤 했다. 집에 있는 오디오로는 백창우 아저씨 동요음반들 말고는, 다른 어떤 씨디도 감자에게 허락되지 않았는데, 이내가 노래를 불러준 저녁, 그 다음 날부터는 감자가 먼저 이내의 씨디를 찾아. 그러면서 손으로 기타치는 모습을 하고는 "이모 징징징!" 하하, 그 모습을 이내가 봤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ㅎ

 어느 저녁이었다, 감자네집 이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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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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