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이발

감자로그 2016. 5. 2. 07:10

 

 감자가 머리를 깎았다.

 

 

 

 

 지구별에 온지 스무 달 된 감자는, 이렇게 세 번째 이발을 ^ ^ 

 

 

 

 

 

머리깎기 전 감자 (0411~0430)

 

 

 여기서부터는 머리깎기 전 감자의 모습들 ^ ^ (감자교의 큰아빠이모삼촌들이 한동안 왜 감자님 사진을 올려주지 않느냐는 원성들이 넘쳐나 ㅎ)

 

 

 

 머리를 깎던 토요일, 그날 오전엔 오랜만에 제주 날씨가 화창하고 좋아 감자품자네 온 식구가 바닷가로 소풍을!

 

 

 

 

 으아아아, 장발이 된 감자. 어쩌면 그 토요일에 라다이모야한테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면 그냥 아무 미용실에라도 가서 머리를 잘랐을 거야. 미용을 위해서가 아니라 위생을 위해서랄까 ㅎ 머리가 너무 기니, 잘 때마다 얼마나 땀을 흘리는지. 이제 더는 안 되겠다, 이번 주말엔 아무 데라도 가서 잘라주자, 하고 있었던 거.

 

 

 라다 이모야는 4월 한 달을 내내 가게 문을 닫고 있어야 했거든. 빵군 삼촌이 크게 다쳤고, 큰 수술을 두 번이나 받으면서 이모야는 삼촌 곁을 지키느라 병원에서 한 달을 넘게 함께 보내고 있어야 했으니. 그래도 감자 머리는 깎아줄 거라고, 감자 보고 싶다 하는 이모야를 기다리면서, 머리가 기는대로 그대로 있었더니, 감자 머리에는 늘 땀이 차 있어 ㅎ

 

 

 

 

 어머나! 이날은 아빠가 퇴근하여 마당으로 차를 세우는데, 엄마랑 감자가 나와 마중을 해주었네! (이럴 때 아빤 기분이 너무 좋아 ^ ^

 

 

 품자는 지구별에 온지 오십 일째를 보내고 있던 날이었네.

 

 

 

 

 요즘 감자가 꽂힌 거는 우산, 삽, 개미, 수도꼭지 이런 거. 비가오건 해가쨍쨍이건 감자는 우산 펴는 게 재미있어. 어른들 우산을 자꾸만 집 안에서 펴달라기에, 감자를 위해 사준 쪼꼬만 어린이 우산.

 

 

 

 

 

 머리깎기 일주일 전 주말, 이날은 감자랑 아빠 둘이서 연못 산책을. 감자네가 살고 있는 하가리는 연못이 있는 연꽃 마을.

 

 

 

 

 

 처음 이사오던 겨울에도 모기가 있던지, 제주도엔 벌써부터 모기가 극성. 감자 얼굴에는 여기저기 모기 물린 자국이 볼록볼록. 아빠가 일하러 나가있는 사이 엄마랑 감자랑 품자.

 

 

 

 

 

 모자든 목도리든 몸에 걸치는 거라면 질색을 하던 감자가, 모자를 쓰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다름아닌 거울의 발견. 감자는 거울이라는 걸 볼 줄 알게 되었고, 거울 속 모습이 저라는 걸 알아. 게다가 그림책을 보다보면 모자니 장갑이니, 조끼니, 양말이니, 그런 것들이 자주 나오면서, 감자는 그림책 속 그것들을 실제로 해보는 게 재미있어. 그래서 양말이 나오면 제 발을 가리키고, 장갑이 나오면 제 아장아장 제 장갑을 꺼내온다.   

 

 

 여기저기 물려받고 얻어온 모자들이 한 보따리였건만, 써보지도 못하고 다 작아져버리기만 했는데, 이제는 감자가 모자를 거부하지 않아 ^ ^

 

 

 

 

 식구 중 누구라도 현관 쪽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감자는 자기가 먼저 신발을 집어들고 바닥을 치면서 얼른 신발 신겨달라고, 어서 저 문 밖으로 나가자고 ㅎㅎ 이 날은 빨래를 걷으러 마당으로 나가는 할머니를 쫓아 마당으로 나간 감자.

 

 

 

 

 

 모래장난, 흙장난, 풀을 만지며 노는 게 제일 좋지만, 바깥에 나가지 못할 때는 그 비슷한 걸 헤집으며 놀고 싶어. 그래서 감자가 할머니랑 제일 실랑이를 벌이는 건, 쌀통을 열 때마다 ㅎ 할머니가 밥을 지으려고 쌀통 뚜껑을 열기만 하면, 어디선가 감자가 다다다다다 쫓아가서 쌀을 주무르려 매달려. 그야말로 어디선가! 어느샌가! 감자가 가 있다.

 

 

 쌀 대신 콩으로 놀으라고, 콩을 한 바가지 줘보기도 했지만, 온 사방으로 콩이 튀고 굴러가긴 마찬가지. 그러다가 할머니 목베개 속에 채워져 있는 편백나무 조각들. 이거 가지고 놀아라, 하고 한 자루를 쏟아주었더니 감자 입이 귀에 걸리면서 와아아아아 ㅎㅎㅎ

 

 

 

 하하, 이렇게 하여 장장 아흔다섯 장의 사진에 동영상까지 하여 감자빠들을 위한 특집을 마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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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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