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잡고

감자로그 2016. 3. 19. 00:26

 

 

 

 감자가 행복해하니 얼마나 좋은지, 감자가 품자를 이리도 좋아하니 얼마나 좋은지. 땀에 절어 꼬질꼬질, 볼따구니엔 모기까지 한 방 물려 벌겋게 부어올라, 아주 꾸제제한 모습이지만, 어떤 때보다도 예쁘기만 한. 아빠한테는 최고의 감자 얼굴이었다

 

 

 

 저녁 시간에는 제주시내도 어찌나 막히는지. 평소처럼 애조로를 타고 바로 갔으며 금방이었을 텐데, 시내를 들러가느라 한 시간이나 더 걸렸다. 차 안에서 감자는 잠이 들었고, 조산원에 닿아서야 땀으로 머리가 다 젖은 채 잠에서 깨어.

 

 엄마랑 품자가 있는 방, 그 조그만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감자는 품자부터 찾는다. 그러곤 어서 침대 위로 올려달라고, 품자를 들여다볼 수 있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감자가 닿을 즈음, 막 엄마 젖을 먹고 잠들어 있는 품자. 감자는 품자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그러더니 속싸개에 감추어져 있던 발을 찾아. 그러고는 세상 가장 귀한 거라도 찾아낸 얼굴로 품자 발을 잡고는 이렇게나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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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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