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해 전.
유채의 노랑 빛은 삼월 초순부터 벌써 시작이었다. 그러고는 한 달이 넘도록, 이 섬에서는 어딜 가나 유채의 노란 빛깔이 강물처럼, 바다처럼 넘실거려. 집에서 현장까지 한 시간 반, 때로는 지리하기도 한 그 길에서도 저 노란 빛은 끊이지가 않는다. 유채가 피는구나, 싶던 삼월 초순부터 이미 두 해 전 그 날이 떠올라. 혼례식을 올린 다음 날, 우리는 아무 곳에서나 차를 세우고 그 노란 빛깔 안으로 들어갔다.
2012년 4월 16일, 어디쯤이었는지도 모를, 이 섬의 유채밭.
2. 두 바퀴.
두 바퀴를 돌았다. 지구라는 별의 한 점 위를 타고 태양을 크게 한 바퀴, 또 한 바퀴. 지난 해 처음으로 그 한 바퀴가 되던 날, 연호정에서 사진을 찍으며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그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둘만 있던 사진에, 셋이 되기도 하고, 갓난 아기가 하나둘 늘거나, 아님 그 아기가 엄마보다 더 크게 자라는 시간들이 켜켜이 빛바랜 사진들로 쌓여가는 모습도, 재미나겠구나, 꿈꿔보면서. 하하, 그러나 이 일을 하면서 그런 걸 꿈꾼다는 건 아무래도 가당치 못한 일이기만 한 것인지. 해마다 그 날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남기는 건 고사하고, 해마다 그 날 같이 있기에도 어려운 일인 걸. ㅜㅜ
2014년 4월, 구좌읍 월정리 해안가.
두 바퀴가 되는 날, 유채만이 그때 그 빛깔로 햇살을 받아 노랗게 웃는다. 그때 그 꽃들, 그때 그 빛깔이어서 그리움이 더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