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굴 속의 시간 2012. 5. 3. 07:43

주중으로 저녁에 열리는 스터디모임에 나가기로 시작.

1.

분명히 집에 있는 '상가로'(올해 1월 새로 나누어준)에는 동서울로 올라가는 버스가 세시에 있다 했다. 그래서 시간을 맞추느라 허겁지겁, 걸어 이십분 거리를 쉬지 않고 내달려 겨우 삼분을 남기고 도착. 세시 버스 주세요, 했더니 네에? 그러는 거라. 동서울 가는 거는 두시 사십분에 있었대. 그리고 그 다음은 네시 반 버스라나. 허걱.

2.

구로역에서도 걸어 십오분은 걸어들어가야 하는 곳에서 열리는 스터디는 일곱시부터 열시. 그때면 이미 버스 막차는 떨어졌고, 기차 막차 하나가 남아있을 분이다.열시에 마치고바삐 쫓아오면 영동선마지막 기차는 잡아탈 수가 있어.아홉시 오십칠분, 이제는 그만 일어서야 하는데 꼭 다 끝날 때 질문하는 사람이 있어. 어쩔까 하다가 고것까지만 더 앉아있었다. 귀포에 대해 다시금 기억을 되살려주는, 들을만한 얘기였기에. 그러고는 인사도못하고 구로역까지 전속력, 청량리에 도착해서는 그 지하에서부터 광장을 지나 다시 백팔계단, 천팔계단을 전속력. 으아아아,대합실로 내려가는데, 으아아, 기차는 이미 저만치 떠나갔다. 카타리나행 기차는 여덟시에, 영월행 기차는 열한시에, 그렇게 떠나는구나.

이 얼마만에 전속력 달리기를 했던가. 내빼는 기차 꽁무니를 보고 나서야 오오오옼, 오오옼턱까지 차오른 숨이 오바이트가 되고,끊어지지도 않는 침을 뚜욱뚝 떨어뜨리며. 아, 미치겟다, 야.

3.

첫차로 내려가려 했다.내 기억엔동서울 첫차가일곱시, 영월은 일곱시 반. 아침 여섯시에 눈을 떠 여유있게 엄마랑 이 얘기 저 얘기, 넉넉하게 집을 나섰는데, 이거 왜 이러니 증말.오날따라 한참을 기다려야 들어오고, 갈아탈 때도 또 한참을 기다리게 하던 전철이 가다 서고, 가다 서기를 반복. 아, 늦었다구요, 아저씨.구의역을 지나면서 강변역까지는 삼분을 남겨.아, 그런데 구의와 강변 사이에서 또 한 번을 서는 거라. 아저씨, 제발. 강변에 닿자마자 폭풍처럼 내달려, 빨간 신호등에서도 아, 몰라, 자동차들 끼익, 끼익 빵빵빵,미친놈처럼 건너 뛰어들어가 지금 가는 표 주세요, 했더니 네? 영월은 일곱시 반에 차가 없는데요. @@일곱시 버스가 첫차였다나 모라나. 그러곤 여덟시 반에 다음 차가 있다고. 그럼 동서울 첫차는 여섯시 반이고, 영월이 일곱시였나 보다. 지난 주에 그걸 탔으면서도 왜 이러니 진짜.

헐, 이게 사는 건가. ㅠㅠ

*이게 사는 건가, 는 지난 선거에서 진보신당이 내걸었던 캐치 프레이즈. 선거기간 동안 한줌 당원들 사이에서 폭풍유행으로 쓰이던 말.

'굴 속의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연  (8) 2012.06.03
도시  (9) 2012.05.25
제주, 답사  (2) 2012.04.23
문턱  (4) 2011.12.22
대마  (0) 2011.12.09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