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감자로그 2016. 9. 2. 16:43

 

 감자와 품자 앞으로 부쳐온 선물 한 꾸러미 ^ ^

 

 그러니까 지난 여름, 비어두고 있던 감자네 영월 집엘 래군 형네 식구가 잠깐 머물다 간 일이 있어. 가족여행으로 강원도엘, 영월 쪽엘 다녀갈 거라 하여, 영월에 있는 감자네 집을 잠자리로 내드렸던 거.

 그랬더니 굳이, 아가들 선물이라도 하고 싶다기에, 무어 필요한 거 얘기하라기에, 문득 생각난 그림책 한 권을 얘기했더랬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법인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는 성아가, 직장에서 여름휴가비를 받았다면서, 자기 휴가비로 감자네 선물을 하고 싶다던가. 성아의 마음이 고마워서, 잠깐 망설이다가 <<염소 시즈카>>란 그림책이 떠올라, 그럼 그걸로 보내주면 좋겠다고 한 거 ㅎ

 

 그랬더니 상자 안에는 그림책 뿐 아니라 온갖 장난감들까지 가득 담겨있어 ^ ^  

 

 무엇보다, 그 선물들을, 이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성아가 여름휴가비를 받아 보내었다 하니, 더욱 기분 좋게 웃음이 지어졌다. 그림책 겉장을 열었을 때 펼쳐진 래군, 종숙, 성아, 수빈의 한 마디들. 하하, 그러고보니 성아랑 감자랑 나이 차이가, 나하고 성아 나이 차 정도 되겠구나. 수빈이는 내가 대학시절에 태어났으니, 성아 수빈이에게는 감자 품자가 그 정도 차이가 지는 동생이 되려나.

 인연이란 건 그렇게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하는 걸까. 세상이란 그렇게 이어지는 걸까.    

 

 선물을 고르라 했을 때, 망설임없이 얘기한 그림책이 바로 이거였다. 일본의 타시마세이죠 할아버지가 쓰고 그린 그림책. 감자가 태어나던 해, 피네 아저씨에게 들어 알게 되었던, 그리고 당장 애월 도서관에서 빌려다 감자와 함께 보았던. 감자가 너무나도 좋아하던.

 

 하여 오랜만에 일 년도 더 된, 지난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이 사진파일에 있는 정보를 보니 2015년 5월 30일이라 되어 있어. 그러니까 감자가 일곱달짜리 애기였을 때. 지금 우슬이보다는 두달이 더 되었고, 지금 감자보다는 열다섯달이 어리던.

 

 

 

 덕분에 감자는 밤마다 그림카드를 맞추자고 들고 쫓아다니기를 시작 ㅋ 처음에 선물상자에서 이 그림카드를 꺼내었을 때만 해도, 이 어려운 걸 감자가 어떻게 가지고 노나, 한참 뒤에나 가지고 놀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감자가 엄마아빠보다 그림을 더 일찍 찾아 ㅠㅠ

 감자야, 이제 한 번만 맞추고 자자. 아빠 졸리다고, 딱 한 번만 더 하고 자는 거다, 으앙 감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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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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