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계획서

감자로그 2016. 9. 30. 16:34

 

  미루고 미뤄오던 감자·품자의 백신접종 계획서.  

 

  감자 품자의 예방접종 계획.hwp

 

 

 

 감자를 낳을 무렵 이 책을 주문해서 받아놓고 있었건만, 이제야 겨우 읽었다. 하긴, 감자가 나온 뒤로 책 한 권을 온전히 읽은 게 몇 권이나 되려나. 의학에서 쓰는 말이나 내용이 적지 않아, 읽기에 쉬웠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용어의 생소함을 감안하면 아주 친절하고 쉽게 쓰인 책이었다. 궁금해하던 것들을,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을, 그리고 생각지 못하던 그 이면까지도 구체적으로 찾아 들려주는.

 책의 제목만을 보았을 땐 백신 반대론자의 그걸 거라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사람은 현직 의사이며,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백신 옹호론자. 나 또한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고를 때, 바로 그 점 때문에 더욱 신뢰가 느껴져 주문을 했으니.

 저자 소개의 일부를 옮기면,

 

(앞줄임)

시어스 박사는 <<우리집 백신 백과>>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백신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안적 접종 스케줄을 제안한다. "백신에 들어가는 여러 화학물질과 성분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할 만큼 충분한 연구가 없다"고 말하는 시어스 박사를 두고 '백신 반대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그는 백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날마다 병원에서 접종을 하는 백신 옹호론자이다. 그는 백신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백신이 주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안을 찾는 데 관심이 많다.

(아래 줄임)

 

 이렇게나마 감자품자의 백신스케줄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이 책에 기대서였다. 그동안 백신 성분의 위험 및 백신의 부작용, 백신의 효용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품고, 그것에 대해 지적, 경고해주는 자료들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해 대안적인 백신 접종에 대한 팁이나 선택적 접종, 그러했을 때 각각의 접종 시기는 어떻게 계획하고, 각각의 질병에 대한 주사약의 종류들은 어떠한지, 그 각각의 주사약을 제조하는 과정이나 거기에 들어간 성분들은 어떠한지를 하나하나 알려 보여주는 건 찾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은 보건당국에서 제시하고 있는 표준 스케줄에 따라 "닥치고 접종!" 이거나 아니면 그 반대편에서 백신의 위험에 대해 경고만으로 끝나버리고 마는 "닥치고 거부!" 둘 중의 하나말고는 아기를 키우는 부모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던.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기에, 경솔함을 최대한 경계하려 했고, 가능한 신중하게 찾아보고 싶었다. 노력이 부족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인터넷 검색으로는 참고해볼만한 대안적 백신접종 스케줄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어. 태어난 순간부터 하여 표준접종만 열댓 가지, 횟수로 치면 오륙십 번의 투약을 하게끔 되어있는 속에서, 저마다 어떤 기준이나 원칙, 환경에 따라 어떤 것을 선택하고, 또 어떤 것을 후순위로 두거나 접종 자체를 권장하지 않는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는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게 없어.

 그래서 열흘 가까이 걸려, 마치 수험서라도 되듯, 줄을 치고, 요점 정리를 해가며 이 책을 보았네. 그렇게 해서야 짜볼 수 있게 된 감자품자의 백신 계획서.

 한 가지 더 안타까운 건, 병원에 대한 소개를 찾아볼 수가 없다는 거. 백신에 들어있는 티메로살(수은) 성분이, 과다한 알루미늄이, 포름알데히드가, 동물과 사람의 세포조직이 위험하다고 경고를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 각 질병에 대한 주사약들의 성분을 찾아, 그것들이 최소로 들어있는 제품을 찾았다고 할 때, 과연 어떤 병원을 가야 그에 대한 상담이나 요구가 가능한지에 대한 소개 같은 건 전혀 찾을 수가 없어. 예전에도 달래가 유선염으로 고생일 때,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팔로델이라는 약이 미국에서도 금지약품이 되어버린 위험한 약이라 하여, 그것 대신 도스티넥스라는 약으로 처방해주기를 바란다고 하였을 때, 씨알도 먹히지가 않던 병원과 의사. 아무리 머리를 조아리고 조심스레 의견을 전하려 해도, 의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막되먹은 환자 취급만을 받았으니.

 그런 게 좀 안타깝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안예모)'나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같은 모임들이 있다지만, 정작 어떤 병원을 가면, 투약이나 접종 스케줄에 대해 부모의 의견이나 질문을 건넬 수 있는지. 수은이 든 주사약을 쓰면 위험합니다, 라고는 엄중히 경고해주지만, 그런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병원이 어디에 있는지, 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같은 거는 찾아보기가 어려우니.

 다음 주부터 병원을 다녀보려 한다. 저 백신접종 계획서를 들고, 상담이 가능한 병원, 의사를 만나야 할 테니. 그때까진 아빠 혼자 이 병원 저 병원, 의사 선생님들을 만나러. 

  

 

 

 

 

 

 

 

'감자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선물  (0) 2016.10.18
감자, 구월  (0) 2016.10.18
시즈카  (0) 2016.09.02
여름, 안녕  (0) 2016.08.24
여름 감자  (0) 2016.07.29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