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품자로그 2016. 8. 24. 11:55

 

 

 

 품자가 나오던 조산원, 그 즈음 함께 태어난 아가들은 벌써 한 달 전부터 뒤집기를 시작했다던데, 품자는 다섯 달을 넘기도록 뒤집을 기미가 없어 보여. 살이 너무 쪄서 그런가보다, 몸이 너무 빵빵해 그런가 보다, 하면서 감자 때처럼 품자도 뒤집는 거는 안 보여주려나 보다, 하고만 있었다. 왠일인지, 감자 형아도 뒤집는 거를 보여주지 않다가 어느 땐가부터 엎드려 잠을 잤고, 기었고, 걸었으니.

 

 그런데, 어, 어, 어, 이게 왠일이야? 잠깐 품자를 뉘여놓고 감자 형아 밥을 먹이고 있다가 돌아다 보니 품자가 이러고 몸을 뒤집었네!

 

 

 

 엄마아빠가 봐주지도 않는데, 혼자 몸을 뒤집고는 고개를 들어 좋아하고 있어 ㅎㅎ

 

 

 

 뒤늦어서야 엄마아빠가 그 모습을 보고는 놀란 얼굴을 하니, 무언가 뿌듯해하는 얼굴로 엄마아빠에게 눈을 맞춰.

 

 

 

 으하하하, 그런데 누워있다가 몸을 돌려 엎드릴 줄은 알지만, 엎드려 있다가 다시 누울 줄은 몰라 ㅠㅠ 그러니 한참을 엎드려있다가는 먹었던 젖을 조금씩 토하곤 하는데, 배가 눌려 있어 그런 건가 ㅋ 암튼 품자는 이 역시도 배가 너무 빵빵해서 그런지, 다시 몸을 돌려 눕는 거는 혼자 할 줄을 모른단 말이지 ㅎ

 

 

 

 한 번 뒤집는 거에 성공을 하고나더니, 이젠 틈만 나면 몸을 뒤집는다. 다섯 달을 넘게, 누워서만 세상을 보다가 엎드려서 볼 수 있게 되니, 세상이 달리 보이는 걸까. 자꾸만 자꾸만 몸을 뒤집어. 그러고는 뿌듯에 만족, 완전 신이 난 얼굴로 방긋거리며 고개를 둘레둘레 ^ ^

 

 

 

 많이 컸다. 이제 몸 뒤집기에 성공해, 틈만 나면 엎드리려 하니, 머잖아 기어다니기를 할 테고, 붙잡고 일어나려, 그러다간 걸어다니기를 하겠지. 엄마아빠가 해준 거라곤 젖을 물리고, 밑싸개를 채우고 갈아준 것밖에 없는데, 혼자 힘으로 이렇게나 자랐구나. 감자 형아한테 하던 거에 대면은, 미안한 거 투성이이기만 한데, 투정하나 없이 이렇게나 순하고 해맑게.  

 

 

 

 오늘 아침 출근 직전 모습 ^ ^

 

 

 

아침 공기가 시원하기에 감자, 품자를 안아다 거실에 눕혀놓고, 출근 준비를 하느라 부엌으로 욕실로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품자가 깨어, 깨어서는 혼자서 몸을 엎드리고는 고개를 들고 있어 ㅎ

 

 

 

 감자 형아는 아직 꿈나라, 품자는 모가 그렇게 좋으니. 잠들어 있는 형아 앞에 엎드려 ^ ^

 

 

 

 아! 품자도 머리를 빡빡으로 밀었다. 가을에 태어난 감자는 그 다음 해 봄, 부처님오신날에 머리를 빡빡으로 밀었더랬는데, 품자는 다섯 달만에 머리를 빡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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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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