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원 0302

품자로그 2016. 3. 5. 01:45

 

 3월 2일, 조산원에 다녀오던 날. 이 날은 감자도 함께 따라 나섰네. 열여섯 달 전, 감자가 세상에 처음 나오던 곳, 이제는 품자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감자야, 여기가 네가 태어난 곳이야 ^ ^

 

 

 하지만 감자는 그게 몬 말이래요? 요즘 바깥에 나가 흙을 걷고, 풀을 만지고, 한참 이 재미에 푹 빠져있는 감자는 조산원 앞에 있는 조그만 정원을 뛰어다니는 게 그저 좋을 뿐.  

 

 

 우와아, 풀이다! (그래, 곧 나오게 될 감자 동생 품자도 품 ^ ^ 감자는 풀이 좋아!) 

   

 

 아빠, 저게 모야? 하얀 털 같은 게 바슬바슬.  

 

 

 아빠가 불어줄게, 후우웁~~~!

 

 

 날아가는 민들레 씨앗들, 감자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감자도 불어볼래.

 

 

 

 

 

 

 조산원 마당에는 벌써 매화 하얀 꽃이 바슬바슬.  

 

 

 감자는 나무를 좋아하지.  

 

 

 나무를 보면 만져보고 싶어.  

 

 

 그리고 감자는 꽃을 좋아해.

 

 

 아, 예쁘다. 꽃이 피었어.  

 

 

 엄마, 나두나두!

 

 

 품자는 엄마 뱃속에서 잘 크고 있대. 이제 나올 준빌 거의 다 하고 있다는데, 다음에 돌아오는 봄에는 감자가 품자에게 꽃을 가르쳐줄 수 있겠네. 

 

 

 여기는 조산원 길 건너에 있는 한라도서관 마당.  

 

 

 휴관일이라 그런가, 도서관엔 아무도 없없지만,

 

 

 그래서 감자는 아무렇게나 뛰어다닐 수 있어 더 좋았던.

 

 

 감자네 집 마당에 나가기만 해도 그리 좋았건만, 조산원 풀밭마당에만 나가도 그렇게나 좋았건만,

 

 

이렇게나 넓은 마당이라니.   

 

 

 도서관 아래 숲길에는 키 큰 나무들이 이렇게나 많이. 

 

 

 눈을 두는 곳마다 감자는 놀라울 뿐이라.

 

 

 품자가 궁금하여 조산원엘 나섰던 길,

 

 

 감자 형아는 마당들을 돌며 아주 신이 나 행복하였고,

 

 

 달래와 나는 행복한 감자를 보며, 감자와 꼭 닮을 품자를 그려보곤 하였다. 

 

 

 

 아가야, 건강하게 나와주렴.

 

 

 감자 형아가 기다리고 있어.

 

 

 아가야, 곧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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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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