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감자

감자로그 2016. 3. 1. 06:27

  

 엊그제까지만 해도 눈발이 날리고 엉망으로 바람이 불어대기는 했지만,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다. 이상한 빛깔과 모양의 구름이 하늘을 뒤덮지만 않으면, 볕은 한결 따사로워지고 있고, 새벽 바람으로 내복에 패딩을 입고 나가 일을 하다보면 속옷부터 젖어들기 시작해 한꺼풀씩 벗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날이 좋아지면서 감자는 마당에 나가는 게 좋아. 엄마를 붙잡고 현관 앞에 서서 신발을 신겨달라 졸라대고, 신을 신겨 문을 열고 나서면 입이 함박만해 지면서 아장장 걸음을 친다. 두어 시간, 한참을 놀았다 싶어 그만 들어가자 하면은 으앙앙, 들어가기 싫다고 울음을 터뜨려. 클났다, 이제. 감자는 틈만 나면 마당으로 나가자 하고, 한 번 나가고 나면 앙앙, 한바탕 울음보를 터뜨리지 않고는 데리고 들어올 수가 없어 ㅎ 하지만 그렇게 마당에 나가 놀으니, 그렇게 놀고 들어오면은 잠도 더 푹 자고, 집 안에 들어와서도 더 신나게 놀으고, 기분이 좋으니 무얼해도 기분이 좋아 웃기만 한다. 햇볕이, 바람이, 흙이, 풀이 아가를 더 행복하게 한다는 건,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

 

 달래가 한 번씩 보내어주는 사진들을 보면, 감자로 말미암아 행복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감자가 젤로 좋아하는 건, 모니모니 해도 엄마 품.

 

 

 엄마랑 감자랑, 그리고 품자랑 꼭 껴안고 있는 거.

 

 

 

 

 

 

 

 

 

 

 

 

 

 

'감자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형아감자  (2) 2016.03.13
바다 감자  (0) 2016.03.04
아빠대신 감자  (0) 2016.02.21
더럭감자  (0) 2016.02.13
감자 설날  (0) 2016.02.09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