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럭감자

감자로그 2016. 2. 13. 06:32

 

 

  

  까치설날, 감자설날, 그리고 그 다음 날. 참말 오랜만에 볕이 좋았고, 감자네 식구는 어디라도 볕을 보러 나가기로 하였다. 감자와 할머니, 배부른 달래까지, 어디 먼 데까지 갈 수는 없고, 그래 가까이에 있는 더럭분교에 나가보자. 감자네가 살기 시작한 하가리에는 더럭분교라는 조그만 학교가 있는데, 여기엔 여행객들이 사진 찍으로 들러가는 이른바 관광코스가 되어 있기도 한.  

 

 

 

 

  

  

 

 

 

 

 마을에 있는 학교, 더럭분교가 마치 관광지처럼 되면서 이 시골짜구니 학교 앞에는 찻집이 하나 생기기도 하였다. 이름하여 프롬더럭. 꽤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고, 게다가 그 중의 반 이상이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니, 이 카페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이며, 아이들 테이블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 오랜만의 외출, 학교에서 나오는 길에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는 아쉬워 감자네 식구도 찻집엘 들어가 보았네.

 

 

 

 언젠가부터 감자는, 감자야 웃어봐, 하면은 이렇게 눈을 감듯이 가늘게 뜨면서 웃는 얼굴을 지어. "지슬아, 웃어봐~" 하면서 엄마가 저렇게 웃곤 했더니, 그걸 따라하는 거라나 ㅎㅎ  

 

 

 

 

 

 

 

 

 

 

 

 

 집 가까이에 감자가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풀밭들이 있다는 게 참 좋으다. 감자에 품자, 그리고 달래와 할머니까지 어디 멀리에를 함께 다니기엔 선뜻 움직이기가 쉽지 않지만, 집 가까이에 저런 학교 운동장이 있고, 저런 찻집이 있어. 아빠가 얼마나 짬이 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자주 나오자, 날 따뜻해지면 감자랑 놀러 나오자, 얘기하며 집으로 들어가던 즐거운 길.

 

 

 

 

 아참, 한참 지나서 하가리 마을에 있는 초가에 대한 조사를 할 게 있어 마을지며 설촌유래 같은 걸 살펴보았더니 더럭이라는 이름이, 여기 옛 마을 이름이라지. 상가리는 잣돌이 많이 나와 잣더럭, 하가리는 아랫마을이라 아랫더럭. 그러다가 한자의 훈과 음을 차용하여 더할 가를 쓰고, 즐거울 락을 써서 더럭이 가락으로, 잣더럭은 상가락, 알더럭은 하가락으로. 가락, 그러다가 행정 명칭을 다시 바꾸면서 상가리, 하가리로 바뀌게 되었다던가.

 

 더럭분교가 왜 더럭 분교인가 했더니, 감자네가 사는 마을이 더럭마을이라 그렇구나. 감자네는 탐라국 알더럭에 살고 있답니다 ^ ^

 

 

 

 

 

 

 

 

 

 

 

 

 

'감자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당 감자  (0) 2016.03.01
아빠대신 감자  (0) 2016.02.21
감자 설날  (0) 2016.02.09
까치 설날  (0) 2016.02.07
가족사진  (0) 2016.02.05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