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왔어요

감자로그 2015. 12. 29. 21:21

 

 

할아버지, 감자왔어요!!

   

 

 할아버지 신부님이 난장이공에 헛걸음을 한 다음 날, 감자네 식구는 강정으로 달려. 평화센터에 닿아 전화를 드리니 작가들과 함께 강정천에 작업 준비를 하고 계시다고. 거기엔 석 자 열 치가 넘는 칠레송들이 세 덩어리나 놓여 있었다. 내일 아침부터 바로 작업에 들어갈 거라며 두희 샘이 급하게 크레인을 수배해. 새해가 시작하는 첫날 마을 앞에 세울 장승을 깎으러 이윤엽, 박재열, 나규환 같은 파견미술가들과 신유아 씨를 비롯한 문화연대 활동가들이 그 자리에 함께.

 

 자리를 옮겨 평화센터 4층에서 저녁을 먹는 시간. 감자는 신부님이 떠주는 잣죽을 넙죽넙죽 잘도 받아 먹어. 신부님도 재미가 나시는지, 주는대로 받아먹는 감자에게 넙죽넙죽.

 

 신부님 웃는 얼굴을 오래 봐서 좋았다. 그리고 강정 사정에 대해서도 두희 샘께 좀 더 속깊게 들으며 따뜻하게 함께 했던 동그란 밥상. 감자는 아빠엄마한테만 약인 줄 알았더니 할아버지한테도 약이었구나. 이젠 강정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아. 감자야, 다음 번엔 새해 인사하러 할아버지한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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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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