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약

감자로그 2015. 12. 15. 13:25

 

 

 울증이건 렁증이건 아무래도 나한테는 감자만한 약이 없네. 지금도 그래 ㅎ 전화기 안에 있는 감자 얼굴을 하나씩 넘기고 있는 시간만큼은, 울도 렁도 없이 평화로운 햇살이 잔잔히 반짝이는 것 같은.  

 

 그럼 시간 역순으로, 손에 잡히는 것부터 하나씩 ^ ^

 

 

 

 

 

 

 감자가 내게는 약인데, 지난 밤부터 감자가 아파. 가래끓는 기침으로 자다가도 깨기를 여러 번이더니, 코가 막혀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지, 막힌코 콧바람을 킁킁킁. 그래서 전에도 두어 번 다녀온 제주 시내 한의원엘 가서 발목에도 손목에도, 코 주변에도 침을 열 대도 더 맞고 돌아와. 기특하게도 따꼼따꼼 침을 맞는데도, 이게 몰 하는 거지? 하는 얼굴로 멀뚱멀뚱 가만히 있네.

 

 한의원엘 나간 길에 감자 뿐 아니라 달래도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이제 달래 뱃속 품자는 스물여덟 주. 감자 때보다 더 빨리 배가 부르고 있고, 배가 더 무겁다 하더니, 벌써부터 아프다 하던 허리가 더 많이 아파. 품자를 만날 날은 이제 겨우 십이주, 석 달도 채 남질 않았구나.  

 

 까닭도 없이, 대책도 없이, 날씨가 어쩌니 하면서 괜한 기분 같은 걸로, 울증이니 렁증이니 그러고 있는 사이 달래와 감자는 진짜로 그렇게 아프고 있었네. 못나고 못난 놈 같으니라구 ㅠㅠ

 

 

 

 어서 집에 내려가 감자를 보고싶네. 감자야, 아빠한텐 감자가 약인데, 약이 아프면 어쩌니. 한 잠 푹 자고 나선 다시 반짝반짝 얼굴로 함박함박 웃고 매달릴 거지? 아빠 등짝에 어부바, 딱그닥따그닥 말타고 놀으자. 콧구멍에 손가락! 그런 거 하면서 잠들 때까지 또 재미나게 놀으자. 아빠도 이젠 렁증 같은 거 끝! 할 거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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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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