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자오름

냉이로그 2015. 10. 1. 23:25

 

 

 

 보름쯤 되었나 보다. 감자네 식구도 동거문이 오름에 올라.

  

 

 

 승민과 선경이 찍어준 동영상도 있어. 오름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려던 참, 다시 감자를 업어. 

     

 

 

 드디어! 포대기에 감자를 업고 오름에 올랐네 ^ ^ 아, 언젠가는 감자를 업고 백록에도 오를 수 있게 될까.

 

 

 

 봄여름가을겨울, 어느 철이라도 제주는 아름답다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가을이 가장! 올 가을에는 우리도 놓치지 말고 오름들에 오르자며 달래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이제껏 올라본 오름은 새별과 용눈이, 금오름과 군산오름. 그리고 한라산의 윗세오름과 사라오름 뿐. 아직 애월에서 손꼽는 노꼬메도 가보질 못했고, 동쪽의 따라비며 다랑쉬, 아부, 백약이, 지미오름처럼 좋다는 곳들도 가보지를 못해.

 

 그 가운데에서 첫번째로 가야겠다 했던 곳이 동거문이 오름. 그런데 거기는 오름 찾아가기가 쉽질 않다던가. 하루하나 프리마켓 셀러로 서쪽에 왔던 승민과 선경이 그 얘길 듣더니, 그러면 동거문이에 안내해주겠다며, 함께 오르자고 하였다. 사실 동거문이 오름 좋단 얘길 처음 들은 것도 승민, 선경에게였으니.

 

 

 

 그러게 정말. 다른 여느 오름들처럼 그 가까이에 차를 세우면 바로 오름으로 드는 입구가 나오는 게 아니었어. 백약이 오름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문석이 오름과 동거문이 오름 쪽으로 한참을 가다가, 그 두 오름의 갈림길에서 동거문이 쪽으로.

 

 

 

 

 앗, 처음에는 좀 어설프게 매었나 보다. 다시 감자를 포대기에 매고.

 

 

 

 저기 보이는 데가 동거문이.

 

 

 우리는 이제 여길 <품자오름>이라고 할까. 지난 해 팔월, 달래가 만삭의 몸으로 제주에 내려왔을 때, 달래와 함께 처음 오른 오름이 새별오름이었어. 그때 달래 뱃속 감자를 생각하며, 우리가 감자랑 함께 오른 첫 오름이니 새별오름은 감자오름이라 하자 하던 것처럼.

 

 

 

 

 지금은 감자를 아빠가 업고, 달래 뱃속에는 품자가 자라고 있어. 그러니 품자하고는 처음 오르는 오름. 그렇게 감자품자네 식구는 품자오름엘 올랐네.

 

 

 

 이야호, 다 올랐다.

 

 

 

내다보이는 풍경에 깜짝 놀라고 말았어!

 

 

 

 저 멀리로는 우도와 성산일출봉, 그리고 가까이로는 용눈이며 다랑쉬며, 쉼없이 이어지는 크고작은 알오름들까지.

 

 

 

 하늘도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감자네에게 품자오름을 선물해준 두 친구.

 

 

 

 감자야, 하늘을 날고 있는 거 같으다!

 

 

 

 감자도 눈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놀라.

 

 

 

 일몰은 당연히 서쪽에서 보아야 멋진 줄 알았더니 그렇지만도 않아.

 

 

 

 타들어가는.

 

 

   

 이날 감자네 식구를 위해 가이드에 운전기사, 찍사에다가 나중에는 선흘에 있는 집으로 데려가 밥까지 차려주는, 풀코스로 써비스를 해주던 승민 찍사.

 

 

 

 너무 어둡기 전에 내려가자. 맨 위에 있는 동영상은 이 때 찍은 거.

 

 

 

 동거문이, 아니 품자오름에 오르게 해준 건 감자네에겐 정말 멋진 선물이었다.

 

 

 

 하늘이며 구름이며 바람이며,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들이며,

 

 

 

 그리고 지는 해가 만들어주는 신비로운 빛깔들까지.

 

 

 

 그리고 한 가지 더, 감자를 등에 업고 오름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기쁘던지!

  

 

 

 감자는 등에 업힌 채 저렇게 계속 엄마를 보았다지. 감자는 아빠 등에, 품자는 엄마 품에.

 

 

 

 동거문이 오름은 다 내려오고 나서도 주차장까지 나오는 길이 꽤나 길었으니, 그 길에서 감자는 아빠 등에 업힌 채 잠이 들어.

 

 

 

 삼촌이모가 사는 선흘 집에 닿을 즈음 다시 잠에서 깨어.

 

 

 

 도자기 인형을 만드는, 노래를 짓고 부르는 이모삼촌네 집에서  

 

 

 

 즐거운 소풍을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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