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석이 엉아 노래만큼은 다른 누가 불러도 광석이 엉아 목소리로 듣는 그 감동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 그런데 달래가 들어보라던 이 노래. 처음엔 들어보지 않고도 별로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내가 자꾸만 찾아 듣게 된다. 반주없이 시작하는 첫 소절, 약간의 비음기가 있는 담백한 소년의 음성. 가사 전달력이라고 하던가, 노랫말 한 음절 한 음절이 귀에 쏙쏙 들어오기로는 광석이 엉아를 따를 이가 없을 줄만 알았는데, 아 아이의 노래는 그마저 넘어서는 것 같아. 꾸밈이란 하나없는 정직한 소리의 아름다움.
이 노래는 아직 음원으로 나와 있지는 않아. 그래서 들으려면 누군가 편집해 올려놓은 이 동영상으로 볼 수밖에. 물론 처음에는 이 꾸밈없는 소리에 끌려 찾아 듣기를 자주했지만, 흘러가는 화면을 보는 재미가 더하기도 하였다. 저렇게 초록의 산과 들, 가방을 메고 교복을 입어 저런 곳을 오가며 그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면. 온통 번쩍이는 간판과 쇼윈도 불빛만이 어지럽던 내 교복 시절의 등하굣길. 그래도 다행이라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느즈막하게나마 날마다 강을 끼고 들을 지나 산을 오르며 지낼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