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

냉이로그 2013. 9. 5. 21:54




 요즘 들어 재미붙인 게 있다. 달맞이꽃으로 꽃차 만들기. 지난 번 남이 형이 모운동에 다녀가면서, 달맞이꽃이 널렸네, 널렸어, 이거 따다 차 만들어 마시면 아트다, 아트! 하면서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진천 보탑사에서 일할 적에, 거기 스님이 만드는 차를 자주 얻어마시면서 배웠다던가. 암튼, 나도 해봐야지, 하면서 아침에 산에 오르면 노오란 꽃송이를 땄다. 해가 더 떠올라 꽃잎을 오므리기 전에.






 처음엔 고 예쁜 것의 모가지를 끊자니, 미안한 맘도 들고, 또 어떤 때는 고 노오란 치마폭 안에 벌이 꽃술에 대롱을 꽃고 꿀을 빨아먹고 있어, 그 애들 꺼를 가로채는 것 같아 찔리는 마음이 들기도. 그래서 한 줄기에선 한두 송이만, 속아내듯이 꽃을 딴다 했는데, 그 다음 날 올라보면 지난 달밤에 또 많은 꽃들이 새로 피어 있어. 그러니 그 다음부터는 마음껏.







 남이 형이 알려준 거에, 인터넷에 나와 있는 것도 참고하니 만드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가 않아. 나로서는 이런 거를 한 번도 해본 일이 없으니, 신이 나고 재미가 있어, 날마다 요만큼씩 꽃을 따다 씻고, 찌고, 말려 차를 만든다. 하하하, 오늘 밤도 노랗게 떠오르는 달을 보러 꽃망울들을 터뜨리고 있겠구나. 이파리마다 저 달빛, 노란 물을 곱게 들이고 있겠지. 이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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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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