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냉이로그 2013. 8. 16. 23:48



 반가운 손님들이 다녀갔다. 십년 전 무너미에서 처음 만났을 땐 꼬맹이 둘이 있는 네 식구였지만, 큰 꼬맹이가 시집을 가고 아기까지 낳아, 다 모이니 여섯 식구, 그때보다 곱절은 더 행복한 웃음꽃이 피었다. 아이들이 아기를 안고 강원도 골짜기까지 휴가를 보내겠다고 올라왔고, 그 아기가 보고싶은 젊은 할아버지할머니가 강화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서울서 지내는 작은 꼬맹이 이모까지.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길에는 이미 소문이 났는지, 온 동네 토끼들이 모두 나와 맞이해주었다. 다 해서 일곱 마리가 마중을 나와 주었을까. 궁둥이를 실룩거리며 녀석들이 그 어둔 길을 안내해주었고, 우리는 그 꼭대기 마당에 둘러앉았다. 하늘엔 별이 총총했고, 손만 뻗으면 닿을 것처럼 달이 가까웠다. 아까 그 토끼들은 저 달로 올라가 방아를 찧고 있겠지. 스마트폰이 좋기는 좋구나, 얼마 전 있었던 연수 뒤풀이를 녹음한 거를 그대로 틀어놓으니, 그 풍경에 어찌나 잘 어울리는 배경이 되었는지 모른다. 문을 닫은 탄광, 광업소 사무실 마당에서 듣는 막장과 찔레꽃. 텐샨 산맥에서 불렀다던 그 노래는, 그 산자락을 그리로 이끌어주었다. 이미 그 산자락의 밤 공기는 가을이 아닌가 싶을만큼 서늘하였고, 밤이 깊어갈수록 술은 달았다.




 그리고,  
더 멋진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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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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