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냉이로그 2012. 3. 27. 13:12

(이거 열흘 쯤 전에 썼던 건데,쫌 부끄러워 비공개로 감춰뒀더랬는데,아무래도 한 표 한 표를 더 호소하는 심정으로나마 다시 올려야겠다. 내용인즉슨, 지금 진보신당이 삼푸로에서도 한참 모자란다는 얘기. 그 삼푸로가 중요한 거는, 삼푸로가 되면은 비례 1번 김순자 아줌마가 의회에 나갈 수 있기도 하지만, 이제 더 중요해진 거는 그 삼푸로가 되어야 오십마넌을 찾을 수 있다는 거. 이거이거, 주식이니 펀드니 하는 거가 왜 나쁜 건지 이참에 똑똑히 알겠다. 삼푸로가 멀어보이니 살짝 애가 달아, 자꾸만 그거이 신경이 써진단 말이지. ㅋ 그러니 수백, 수천만원씩 주식을 사고 그러는 사람들은 그 속이 으떻겠냐구. 게다가 이거 좀 농담을 섞어 말하면, 이제는 진보고 뭐고 오십마넌을 위해 득표 활동에 나서게 되는 ㅋㅋ 그런 상황까지 발생. 진보신당 찍읍시다, 오십마넌 찾아서 맛있는 것도 먹고, 딴 데 더 좋은 일에다가도 쓰고 그럽시다. ^ ^ 펀드야 펀드였고, 솔직히 정당투표에서는 진보신당과 녹색당 둘을 놓고 갈등이 있었는데, 갈등도 싹 사라졌어. 오십마넌 찾을 거야. ㅎㅎ 뭐 딴 소리이기는 한데 진보신당과 녹색당은 쟤네들이 하는 합종연횡 합당이나 몸불리기 연대가 아니라말 그대로 적과 녹의 연대, 합당을 해도 좋기는 할 텐데. 아무튼 이 글을 다시 공개로 돌리면서, 나의 의견과 주장은 오십마넌 찾게 해달라는 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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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펀드라니. 난생 처음 그런 거를 해봤다. 그렇다고 뭐 어디 주식투자 같은 걸 했다는 건 아니고, 진보신당에서 하고 있는 당원 펀드. 한 구좌에 오십마넌이니 백수와 다름없는 내겐 적은 돈이 아니다. 그저 후원계좌나 알아보려 홈페이지엘 들어갔다가, 그런 거 한다는 걸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그걸 앞에 두고선 솔직히 고민을 했다. 그르니까 쉽게 말해 정당투표 삼푸로를 넘으면 돌려받을 수도 있다는, 그게 아니라면 그게 그대로후원금이 되어버린다는 거. 그러나,아다시피,지금 같은형국에서진보신당의 삼푸로는, 그 수치를 이번 선거의 목표로 삼고 있을만큼,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그러니갈등이 있었을 수밖에. 그냥 무리하지 말고펀드 아닌 후원금으로나조금 보내고 말을까…. 아니, 갈등이라기보단 계산이었을 거다. 삼푸로가 되어, 돌려받을 수 있을까,하는찌질한 계산.그러고나선내 속에서 그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내가 나를 보며 혀를 차더라. 으이그, 이 찌질한 넘. 어떻게든 삼푸로라도 만들어보자고,그 삼푸로조차 어려울 거 같으니, 그럴수록 더힘을모으자고이런 기획도 만들고 그러했을 텐데, 이 찌질한 넘은거꾸로 삼푸로가 될까 안 될까, 하는 것부터 계산질이라니, 이 어쩌지못할모태 찌질함이여.



삼푸로도 못 되는 정당이라는 거, 그래 인정. 그러나 이 바보같고 순진한 고집쟁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고 나는 믿는다. 저 공룡같은 집단들이 그게 오줌인지 똥인지 가리지도 못하면서 복지를 들먹이고, 필요하면 거짓말을 섞어가며 반값 등록금이니 무상교육이니, 떠밀려 흉내를 내게 만든 것도 다 그 오래전부터 손가락질을 받으며 그 씨앗을 귀하게 지켜온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도 밀알이 되고자 하는 심정이라 했다. 당장의 열매 거두는 것에 급급해 이쪽저쪽 나뭇가지를 꺾어 접을 붙이거나, 사람들 코끝이나 간지르는 분을 바르는, 고도의 정치력 따위에는 여전히 꽝이다. 그저 그들은 또다시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하고 있다. 흙으로 돌아가 썩어 없어지더라도 그 씨앗만큼은 지키고자. 아, 그래. 이미 이 땅에서는 어느 농가에서도 토종 씨앗이라는 걸 더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했던가. 그 수십 년 사이 그 씨앗들을 대신해온 개량종자며 외래종자들, 수확량을 늘려준다며 바꿔치기 해온 그것들에 밀려, 이제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게된 이 땅에 꼭 맞는 씨앗들. 어쩌면 정치라는 것도 그와 같을지 모르겠다. 당장의 싸움에 급급해, 눈앞의 승리에 목매어, 어느만큼의 타협, 어느만큼의 개량, 그것으로 정말 우리가 바라는 가치의 씨앗들을 말려버린다면, 어느새 애초부터 그런 건 아주 없었던 것처럼, 원래부터 우리가 꿈꿔온최대치가이 정도뿐이었던 것처럼, 아주 다 잃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현실 정치를 더 우선으로 삼는 이들이 말하는 어떤 다급함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 그러나 이 씨앗을 영영 잃고 말면 정말 그땐 그들이 쳐준 바리케이트 따윈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그래서 나는 이 바보같고 순진한 고집쟁이들을 여전히 지지한다. 그리고 기대한다. 홍대 청소아줌마들의 손을 잡아 날나리 외부세력이기를 마다하지 않던 이들이라면, 팔십오호 크레인을 만나러 희망버스에 몸을 싣기 주저하지 않던 이들이라면 다들 마땅히 그러할 수 있을 거라고. 이 바보같고 순진한 고집쟁이들이 내세운 비례대표 후보들이 바로 그 얼굴들이니말이다. 지난여름 우리 마음을 뜨겁게, 그리고 하나가 되게 해주던.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 / 용감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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