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냉이로그 2009. 10. 15. 20:53




 갈 때는 현남 진입로로 영동고속도로를 올라가 대관령, 평창, 횡성, 문막,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바꿔타고 충주를 지나 제천나들목을 빠져 찾아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정선을 지나 사북, 고한, 태백을 거쳐 굽이굽이 하장, 임계 골짝길을 타고 왔다. 그러곤 삽당령이라는 재를 넘어 성산, 강릉으로.걸리는 시간도 다를 바가 없어,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골짜기 길로 다닐 것을 그랬다. 게다가 지금은 하늘이며 햇볕이며 너무너무 좋은 때.그 중에서도 굽이굽이를 노랗고 붉게 물들이고 있는 산들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설악은 벌써 절정을 넘기고 있다는데, 아이들과 약속한 일요일이 동동 기다려진다.그 깊은산골들을 지나며 어딘가쓰러져가는 듯한 낡은 집이 눈에띄기라도 하면괜히 가슴이 설렌다. 저들 가운데 어느 하나 행복하게 고쳐가며 살 수 있는곳 있지 않을까……. 아직은 미뤄둔 꿈이건만 언젠가는, 머지않아 하고 마음 속 그림을 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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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 / 이문세



 집 공부를 다시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사실 공부라고 해야 목수학교에 다니는 동안 수업시간 듣고 배운 게 다일 뿐이다. 먹통 엉아 책꽂이에만 봐도 한옥에 대한 책부터 해서 흙집에 황토집, 목조건축, 스트로베일 건축까지 집짓기에 대한 책이 도서관에서 찾아볼만큼 쌓여 있건만 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따로 책을 찾아보거나 한 것이 없다. 그저 김목수 어르신 밑에서 집을 지으며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경험을 더해왔을 정도. 중간중간 한 번씩 꽂힐 때가 있으면 인터넷을 뒤져보기도 하는데, 정보라는 건 정말 넘치도록 많아 집짓는 일의 이론과 실제에 대해 공부하고 나누는 모임만 해도 다꼽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곳들은 필요할 때나 한 번씩 검색해 찾아보고 말 뿐 등록을 해놓고도 다시 찾지 않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온 가운데 어제 본 블로그 하나는 참 재미있었다. 내가 이렇게 아주 모를 사람 블로그 글을 계속해서 따라 읽기는 처음인 것 같아. 보통은 그저 검색을 하다 우연히 들어가 필요한 내용만 보고말곤 했을 텐데, 그이가 쓰는 '집'에 대한 얘기들은 계속 넘겨보게 만드는 맛이 있다. 단순히 집짓기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들만을 가득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아마도 문화재보수기술사로 일을 하는 듯 한데) 일을 하며 가져온 질문과 고민, 깨달음과 발견으로 이야기를 건네준다. 이를테면 '좌식생활과 낮은창'에 대한 단상 같은 것은 아주 간단한 질문인 것 같지만 나로서는 아직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재미난 발견이질 않은가. 다른 글들도 재미있어 그이가 하는 말들을 하나하나 귀담아 듣게 된다. 글쎄, 홈페이지니 뭐니 하는 곳들이라면 개인적인 인연이든 아님 어떤 활동이나 지면으로 알게된 이들 것에나 두고두고 보곤 했는데,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 블로그를 즐겨찾기해 두기는 이번이 처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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