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냉이로그 2016. 5. 18. 07:18

 

 

 

 아홉 해 전 그날, 조탑 하늘도 이렇게 파랬다.  

 

 

 저 파란 하늘에 어리는 얼굴, 들려오는 목소리.

 

 

 오월에 들면서 더 그랬나 보다. 15일, 무슨 날이라는 그 주말엔 더 텅비어드는 마음. 그래도 지난 해엔 감자를 안고서 기차를 타고 조탑으로, 평동으로. 할아버지 무릎 아래 오누이거나 형제같은 이들과 함께 만나 할아버지 가고난 그 빈 마음들을 달래기도 했건만. 그저 그 가깝고 먼 기억들을 헤아리기만 할 뿐.

 

 

 

 

 

 

 봄이 되고, 눈만 뜨면은 마당으로 나가자고 신발을 들고 쫓아다니는 감자. 내년 봄에는 감자 뿐 아니라 품자도 형아처럼 흙강아지가 되어 마당으로, 밭으로 뛰어나가자 하고 그러겠지. 그럼 내년, 할아버지 열번째 제삿날엔, 감자품자가 함께 할아버지 오두막 마당을 뛰어다니는 상상.

 

 그러자, 감자야. 그러자, 품자도 할아버지한테 인사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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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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