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냉이로그 2015. 5. 16. 05:46

 

 

 신엄리에 있는 중학교 체육대회. 감자네 식구도 학교엘 찾았다. 학기가 시작할 때부터 들이는 맹렬 춤연습을!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들어 거기에서 친구들이랑 음악에 맞춰 동작을 짜고 그런다는데,  그걸 선보일 기회는 봄체육대회랑 가을 꿩지빌레 축제 뿐이라나.  십오분 남짓 공연을 위해 석 달을,  여섯 달을 준비하는 거라며 연습에 열심이었다.  그러니 그렇게 공을 들여 준비한 땐스가 어찌 궁금하지 않을까 ^ ^  그래서 체육대회를 한다는 오월 봄날,  감자네 식구는 들이 누나 학교로 소풍을 나갔다.


 제주 돌담이 두르고 있는 운동장,  돌담 위에도 돌담가에도 온갖 꽃들이 수를 놓고 있어,  잔디가 깔린 운동장, 그리고 그 운동장을 뛰고 있는 순한 얼굴의 아이들. 아, 예쁘기도 해라.  학교도,  아이들도 참 예뻤다.  점심시간이 지나 첫순서로 들이네 동아리의 치어리딩 공연. 음악이 나오고 열을 지어선 아이들이 시간차를 두고 돌림동작을 시작해.  거울처럼 둘씩 짝을 지워 사위를 펼치다간 헤치고 다시 모여 펼치는. 아아, 걸그룹이 한다는 칼군무가 이런 건가 봐.  열여섯,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펼쳐내는 푸른 빛의 에너지.


 동영상으로 담아 들이에게 주고싶은 마음에 전화기 모드를 카메라로 설정.  그래서 한 손엔 전화기를 들었지만, 눈으로는 계속 들이를 쫓아. 하지만 다들 똑같은 옷을 맞춰입고, 알아채지 못하게 자리를 바꾸어가는 통에자꾸만 들이를 놓치네.  그러다보니 찍어놓은 동영상은 엉망 ㅠㅠ 차라리 사진을 찍을 걸, 사진 하나 남겨놓질못했잖아. 


 그래도 들이에게 꼭 하고 싶은 말.  멋졌어,  들아. 깜짝 놀랄 정도로! 


 


 들이네 친구들 공연을 보고 돌아서는데,  감자는 이렇게 누나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네. 아기가 예쁘다, 눈 좀 봐,  볼 좀 봐,  손 좀 봐 하며 예쁘다,  예쁘다 눈을 떼지 못하고 만져보고 싶어 모여드는 아이들. 그런데 얘들은 알까,  지금 저희가 얼마나 예쁜지를. 몇학년이니,  했더니 일학년이라지.  그럼 열네 살 소녀들,  그럼 감자랑 띠동갑,  너희도 말띠구나. 


 들이 누나네 학교 운동회 구경다녀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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