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창덕궁이다. 아, 창덕궁. 더 따스한 봄날 오기 전에, 나들이객들 많기 전에 도면이랑 공책들고 다녀와야 할 텐데. 큰일이다. 벌써 봄이 이만큼 와 있는 것 같아. 나에게는 아직 겨울이 더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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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낙선재 상량정 (1847~1848)

사진 옮겨온 곳

창덕궁의 낙선재에 있는 상량정이라 하는 건물이다. 밑은 비어 있고, 위에정자가있는 모습이다. 이상량정이 있는 낙선재라 하는 공간은 원래 창경궁의 영역이었다가 창덕궁에 포함되게 되었고, 궁궐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실제로 이용이 된 공간이 바로 이 낙선재 공간이다. 그리고 이곳은 주로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곳이어서 건축의 많은 부분이 굉장히 여성스럽고 아름답다.

상량정의 외관을 보면 육각형의 정자를 가지고 있고 바깥으로는 복도 역할을 하는 퇴칸이 둘러져 있다. 그 밖에도 이 정자의 성격이나 형식 따위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뒤에 정자 건물들에 대해 살펴볼 때 더 자세히 보는 것으로 하고 여기에서는 지붕을 구성하는 방식, 그 가운데에서도 관건이 되는 추녀들에 집중.

이것이 정자 내부에서 올려다본 천정의 모습인데 무언가 이상하다 할 만한 것은 이 상량정의 천정 내부에는 대들보라거나 하는 상부 가구를 이루는 부재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추녀와 서까래들이 올라가 있고, 가운데 윗 부분은 천정으로 가려져 있다. 그 안에는 옥신주가 있을 것이고, 외관에서 보이는 것처럼 절병통이 내리누르고 있다. 그런데 이 건물도 앞서 살펴본 존덕정과 같은 육모정인데 여기에는 위의 하중을 받쳐주는 부재가 따로 없다. 존덕정에는 대들보가 놓여 있고, 대들보를 건너지르는 뜬보, 그리고 포대공이 있어 위의 하중을 받아주고 있었지만 말이다.

굳이 찾는다면 중도리 역할을 하는 부재가 보이는데, 이 상량정에서는 중도리의 역할이 앞에서 본 존덕정에서와 판이하게 다르다. 존덕정에 대들보가 있었다는 말은 곧 그것으로 힘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말은 중도리가 힘을 받고 있다는 것도 뜻한다. 중도리가 힘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힘을 밑에 있는 대들보로 전달을 해서 복잡하게 기둥까지 내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상량정에는 대들보가 없다. 다시 말해 힘을 받아주는 구조재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중도리에 힘을 받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 건물에서 중도리가 힘을 받게 된다면 그대로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 도리라는 것은 하중을 받아 전달은 할 수 있어도 자체로 힘을 감당하는 부재는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중도리의 역할은 또 무엇이고, 중도리로 힘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위에 있는 하중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중도리로는 힘이 전달되지 않는다 했으니 위의 하중은 그 전에 해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비밀은 힘의 평형에 있다. 추녀가 들리는 힘과 내리누르는 힘이 평형을 이루도록 딱 맞춰놓은 것이다. 추녀와 서까래 뒷뿌리들이 한 점에 모여 들어올리려는 힘, 그리고 그것을 내리누르는 옥심주와 절병통의 힘을 아주 절묘하게 맞춰놓았기에 아래에서 받쳐주지 않아도 힘의 평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평형이 맞지 않으면 솟구치거나 내려앉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 정도로 그 두 힘 사이의 평형이 딱 맞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도리의 역할은 무엇이겠는지. 도리라는 것은 무언가를 받기 위해 두는 것인데, 이미 힘의 균형이 맞춰진 상황에서는 필요가 없다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중도리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량정에서 쓰여지고 있는 중도리는 추녀들을 잡아주는 역할, 추녀가 옆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잡아주는 일을 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도리나 앞에서 본 존덕정에서 쓰인 도리는 위의 부재를 받고 있는 거였다. 그에 반해 상량정에서 쓰이는 도리는 추녀가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는 것을 고무밴드처럼 딱 묶어주는 역할이다. 이렇게 역할이 전혀 다르다. 존덕정에서는 내리누르는 힘을 받는 거였고, 상량정에서는 나가려고 하는 것을 감싸쥐고 있는 것이다.지금 보고 있는 창덕궁 낙선재의 상량정이 아니라도 다른 정자에서도내부 공간이 시원하게 되어 있는 것이 더러 있다.내부에 기둥이 하나도 없고, 대들보라거나 대공같은 부재 없이 시원하게트인것들이 더러 있다. 그러한 정자들에서는 상량정과 마찬가지로 중도리의 역할이 추녀들이 튕겨져나가는 것을 잡아주는 것이다. 똑같은 중도리라 해도 전통적으로쓰여지는 중도리의 구조 방식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옮겨온 상량정에 대한 사진 자료 -옮겨온 곳

1. 상량정(上凉亭)

상량정은 규모가 크지 않은 육모정이지만 높은 장대석 주초에 올려 멋을 내었다. 겹처마에 주간마다 2구씩의 포를 장식하고, 정자 바깥으로 난간을 만들어 난간 여모판 아래로 무늬를 투각한 장식을 만들었다.


계단이 북쪽에 설치되어 있다.

추녀.

상량정의 원래 이름은 평원루(平遠樓)였는데 일제 때 바뀌었다고 한다. 평원루는 "먼 나라와 사이좋게 지낸다"는 뜻이니 서양과 가까이 지내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그 뜻이 마음에 들지 않은 일본인들이 바꾼 것이라보여진다.

계단 난간. 하엽과 풍혈의 모양을 계단의 각도에 맞추어서 제작하였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듯하다.


여모판 밑에 장식된 문양.

분합문, 창살의 무늬가 특이하며 궁판에도 무늬를 초각하였다.

누각 뒤에 서고가 있다.

상량정 서쪽에 있는 월광문. 달이 서쪽에 있기 때문에 月光門. 동편을 바라보는 담장에는 장식이 없다.


발이 닿는 곳은 화강석으로 다듬었다.

창덕궁을 바라보는 담장에는 화려한 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포도 넝쿨은 多産을 의미. 낙선재 뒤뜰 일각문에도 장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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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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