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와 또치 언니를 만났을 때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이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름도 맨날 헷갈려서 그림책도서관모임이랬나, 했다가, 아니지, 그림책미술관추진모임이라고 그랬나, 했다가, 그림책미술관추진시민모임이었나, 한동안은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를 못하던. 하지만 분명하게 알 것 같았던 건, 그림책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인가 보다 싶은 거였고, 그 모임 안에는 무언가 즐거운 일들이 꿈틀꿈틀 일어날 것만 같다는 느낌이.
그러더니 올 여름, 정말로 시내 한 가운데에다가 그림책 갤러리를 준비해. 구도심의 낡은 건물, 쓰지 않고 방치되던 공간을 시에서 임대하여 문화단체에 내어주는 사업을 하는 거라던데, 그렇게 하여 그림책 갤러리가 들어설 공간이 마련되었다고 하는. 아직 갤러리로 꾸미는 공사를 하기 전, 거기는 낡은 단란주점이었다.
그리고 제주로 다시 내려와 그 단란주점 자리를 찾았을 땐 이미 멋진 그림책미술관이 되어 있어. 갤러리의 개관과 개관을 기념한 첫 전시를 준비하느라 막바지 손길로 바쁘던 때. 그리고 드디어 오늘(13일) 제주 시내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시민들의 힘으로 만든, 그림책갤러리가 문을 연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제주에 다녀갈 때마다 꼭 들러보고 싶어질 것만 같은.
그리고 이것은 제라진의 초대장.
앞으로 한 달 간은 강요배 선생님의 소나기 원화를 전시, 그 다음엔 시민모임 회원들의 작품들로 하는 전시를, 그리고 아마 겨울 즈음엔 이 자리에서 종숙이 언니의 그꿈들 전시를 하게 될 것도 같아. 오늘 저녁, 이 정성스런 공간이 드디어 문을 연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 정성스런 미술관이 문을 여는 날, 아주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여 축하하였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이와 같은 멋진 일을 해낸 그림책시민모임 분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다른 분들은 잘 모르지만, 또치 언니네 부부를 곁에서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알기에, 정말로 기쁘고 잔뜩 축하를 보내고 싶은 마음. 그날도 행사장에 가서는 전화기 사진기로 아무렇게나 찍어놓은 것들이 있어, 여기에다 주렁주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