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한 주일이 지났다. 참 많은 이들이 찾아준다. 어린이책을 읽고, 쓰고, 그리고, 만들고, 좋아하는 이들이 찾아주면 그래서 또 좋고, 함께 평화활동으로 길바닥에 서던 이들이 찾아주면 그래서 또 고맙다. 살면서 기대어온 벗과 지인들, 그이들의 걸음 앞에서는 마냥 쑥스럽기만 하지만 그럴 때면 더욱 반갑고 고마워. 그리고 꼭 십 년만에 만나게 되는 그리운 얼굴들까지. 나는 셔터맨이 되어 아침 갤러리 문을 열고, 낮이 되면 국수 한 그릇에 막걸리를 시작한다. 짬을 내어 세월호 농성장과 광장엘 나가기도 하면서, 아직도 깊은 바닷속이거나 여전히 짙은 모래바람 속이었다. 갤러리 안에서는 어린이들이 뛰고 웃는다. 갤러리 안에서는 뛰는 거야, 더 빨리 뛰어라, 아하하. 어느 어린이책방에서는 날마다 모둠을 바꾸며 찾아와서는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내어 읽고 가곤 해. 그러니 이 갤러리에는 은은낭랑한 음악도 없고, 우아한 어떤 발걸음이 없다. 아이들이 뛰고 웃는 소리, 그리고 아무 자리에서나 모둠을 지어 책을 펼쳐 소리내 읽는 소리가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