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냉이로그 2014. 3. 24. 11:25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지적공사에서 작업이 곤란하다고 한 지역으로 측량을 나가야했다. 산간에도 모래흙들이라 바람이 휘몰 때마다 모래 한 뭉치들이 뺨을 때리고 지나갔다. 눈을 뜨기도 힘이 들어. 그러나 광파기를 쏘고, 폴대를 기울어지지 않게 세우려면 가는 눈도 부릅떠야 하는 일. 현부장님과 둘이 그렇게 광파를 쏘고, 폴대를 잡고 산간을 헤매다가 더는 못하겠다 싶어 장비를 접었다. 그러고는 현부장님이 차를 몰아 월정 바다로. (실은 내가 또 칭얼칭얼, 월정에는 언제 데리고 가줄 거냐고 찡찡찡 ㅠㅠ 고맙습니다, 현부장님!) 땡땡이라는 걸 길게 칠 수는 없어, 고작 삼십 분 남짓이었겠지만, 삼백 년 된 마음 때가 싹 씻기우기라도 하는 듯, 시원하고 좋았다. 말로만 듣던, 그 월정 바다.  




 이렇게 조그만 걸상들이 놓여있는 바닷가 사진들은 어디에선가 많이 보기도 했어. 그게 여기였구나.  언젠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며 좋다, 싶던 고래가 될 까페 라는 곳이 있는 곳도 바로 여기. 바다에서는 산간 이상으로 바람이 거세었다. 하얗고 고운 모래들이 쉴 새 없이 얼굴을 때려대었으나, 그래도 좋아. 야호야호야호, 야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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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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