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냉이로그 2014. 3. 10. 23:14



 당근 사진 몇 장 ㅋㅋ


 그러니까 이 섬에 들어와 처음 맡은 현장은 돌담을 쌓는 일, 거문오름이 용암을 토해낼 때, 그 용암이 땅 속으로 흐르며 만들어낸 비경의 동굴들. 그 동굴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 땅 속으로 굴이 난 곳들에 돌담을 두르는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돌담을 쌓아가자면 먼저 경계측량이 정확히 되어야. 그래서 이 섬에 내려온 뒤로 내내 측량을 하며 현장 조사를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현장 조사를 하며 다니다 보니 놀고 있는 공유지에 수확해가지 않는 당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무래도 자생하는 것 같지는 않고, 농군의 손으로 씨를 뿌려놓은 것 같기는 한데, 거두는 인건비도 뽑지 못하겠기에 그냥 버려둔 것인지, 암튼 그대로 내버려둔 당근밭이 지천이다. 모래흙 속에서 당근 하나를 쑥 뽑았더니, 세상에나! 바로 갈아낸 당근 쥬스에서 풍기는 향처럼이나 싱싱한 당근 내음이 진동을 해. 그래서들 제주당근제주당근 하는구나. 




 그래서 오늘은 점심을 먹고나서, 잠깐 눈을 붙이곤 하는 시간, 마음을 먹고 당근을 뽑았다. 금세 십킬로 상자 두 박스를 담아. 그 길로 우체국에 내려가 한 상자는 서울 집으로, 또 한 상자는 울진 처가로 부쳤다. 오오오, 당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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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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