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 시스템
1.
게시물 하나에 글이 길거나 하면 '스크롤바의 압박'이 있다 말하곤한다. 그런데 이렇게 그림 하나로 스크롤바를 오래 내려보기는 처음인 것 같아. '압박'은 아니야,자연스레 이어지는 장면들에 놀라울 뿐인 걸.역시 최호철 아저씨야. 참 아름다운 그림이다.그리고 많이도 슬픈…….
2.
그무식하고도 탐욕스러운 고집쟁이들은 끝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고시를 내일 다시 발효하겠다고 한다. 아까 오후 세 시쯤부터 번개가 울리면서경복궁 앞으로 모이자고, 청와대로 가자고 호출이 들어오곤했는데, 그러고는 그곳에 모인 이들이 속속 잡혀들어가고 있다 하던데,저녁 무렵부터는 촛불을 들고 거센 물결로 모여들자고 하던데…….아, 우리는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으면서도 왜 이리도무참히도 끌려다니기만 해야 하는 것인지.그게 필연인 거라면 문제는 분명내 안에, 삶 속에 있는 것일 텐데.우리는 이미 거대한 자본의 시스템 안에서 일상의 구석구석마저도 담보로 내주고 있는 걸. 삶이 벗어나지 않고서는, 삶으로 넘어서지 못하고서는,그 고리를 끊어내기 전에는 끝내 저들에게 계속해서 당하기만 할 거야.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저항하는 것은 '양심적인 도적질'을 하자는 것에 지나지 않아,버리고 갈 수 있어야만 해.아주 다른 시스템, 전혀 새로운 시스템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