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드
더듬거려가며 오토캐드 프로그램을 배워가고 있다.자꾸 하다보면 한글 타자를 배우게 되었을 때처럼 능숙하게, 자유자재로 선을긋고 지우고쓰리디로 뒤집었다 펼쳤다 해가며도면을 주무를 수 있게 되려나. 그러나지금은 정말 더듬이도 이런 더듬이가 없다.영월에는 이런 것 가르쳐주는 학원이 없고,제천에라도 나가 학원을 다녀보면 좀 나을까 싶었는데, 그마저도다음개강까지는 두 달을기다려야 한다 하니.무조건 따라하기니류의책을 놓고말그대로 무조건 따라하기만 하면 될 거라는데,나로서는 이칼라풀한 책의 친절한 설명도 도무지 외계어같기만 하다. 궁여지책으로 구한 동영상 강의 파일. 더듬더듬 쫓아하고는 있는데역시 강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게리플레이리플레이……. 이거 손에서는 땀이 얼마나 나는지 이내 마우스가 끈적해지고 말아.
저남도의 섬.그곳에 전쟁기지를 짓겠다는이들 안에는이깟 건축 도면 프로그램이야떡주무르듯 만지는 도사들이 득시글하겠지. 그 최고급 기술력으로 만들어내는, 철옹성보다 견고한, 자본의 최첨단, 침략의 전초기지.
줄곧 나는 강사의 설명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고, 마우스를 쥔 손에는 땀이 축축하게 배어나온다. 그게 단지 내가 컴맹에다가기계치, 그런거기 때문만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