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카드를 보내오는 아이.그러나 매번답장도 제대로 하지를 못해, 올핸 내가 먼저 보내야지, 진작부터 생각을 했지만 또 늦고 말았다. 오늘 써서 내일 보낸다 해도 그러고 담담담 날이면 메리크리스마스. 그래도 이번만큼은 먼저 보내진 못하더라도, 받기 전에 썼다는 거에다가라도 의의를 삼을 수 있겠다. 편지를 쓰는 일은, 봉투를 붙이고, 우표를 붙이는 일은 언제라도 기분이 좋아, 랄라 ♪♬
해체
현장에서는 오늘부터 본격적인 목부재 해체에 들어갔다. 오늘 한나절에만 평고대, 연함부터 동연과 덧연, 부연까지 모두 내려. 이제껏 나는 새 집을 짓는 일, 목부재 조립만을 해보았기 때문에 건물 해체는 조립 때하고는 또다른 새로운 기분이었다. 꽉 짜여져 있던 골조에서 부재들의 빈자리가 뭉턱뭉턱 생기고, 또 어느새 아주 흔적도 없이 비어져버리고 나면 허전인지 허무인지, 무상인지 무위인지 하여간 있다가 없는 그 무엇들, 그러나 여전히 꽉 차 있는 것 같은 그것들에 알 수 없는 기분이 들곤 했다.
오랜만에 현장에 활력이 돌아 좋았다.한 주일 넘도록 현장에서는두서너 사람만으로 할만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어 뭔가 더 외롭고, 춥고, 흥이 덜 나고,게다가 허리까지 한 번 삐끄덕,그랬는데 본격적인 골조 해체가 시작하면서현장엔 여기저기서 일하는 소리가 바삐 돌아갔다. 아래에서는 크레인이 엔진을 넣고 긴 팔을 들어올렸다 내렸다, 지붕 위에서는 빠루로 나무를 제끼는 소리, 백년도 넘게 꽂혀있던 연정들이 빠직빠직 빠지는 소리, 콤프레셔가 털털, 엔진톱이 엉엉거렸다.사람이 많고,일이 속도를 내고,아나방 철렁철렁밟는 안전화 소리가 여기저기로 울려대니웃는 일도 많고, 떠드는 소리도 많고, 칼바람에도 추운 줄을 모르게 되더라.
사진
아, 글고, 요 아래 전에 몇 개 올려놨던 것들은 비공개로 돌려놓았다. 여기 현장의 일들을 내 마음대로 이렇게 아무나 볼 수 있는 공간에 게시를 하면 안 되는 거겠더라. ('' )( '')그래서 다 감추어놓았음. 뭐 별 게 있어서가 아니라. 아무튼 뭐.ㅡ..ㅡ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