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냉이로그 2012. 4. 23. 08:39

 

 어렸을 때, 제주도는 신혼여행으로 갈 거야, 하고 말했던 걸, 그게 무어 깨뜨려선 안 될 대단한 결심이라도 된다고,그 말을 지킨다고 아끼고 아껴둔 그곳을, 다녀왔다. 혼례를 올리던 날도 더할 나위없이 날이 좋더니, 그 섬에 가 있던 사나흘도 복받은 것처럼 날이 좋아. 여행을 마치고 떠나오니 그때부터 호우경보에 강풍주의보가 시작되고 있다던가. 제주에 가기 전에 여행가이드 책 같은 것도 한 권을 사고,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그리고 이미 자주 다녀본 이들에게 어디가 좋고, 어디가 좋고, 어디, 어디를 꼭 가보라는 말들을 많이 듣곤 했지만, 거기는 구경지가 따로 없더라. 그냥 아무 데나 걸음을 멈춰도 다른 풍경을 만나. 제주도는 신혼여행으로 갈 거라는 말을 그 오래 전부터 했다지만, 그러나 막상 신혼여행으로 제주도엘 가고 보니 거기에 가서는 무얼 하면 좋을지를 모르겠어. ㅠㅠ 사진 많이 찍어오라, 얘기들을 하기에, 나중에 아쉽지나 않으려고 바다에서, 돌담에서, 유채꽃밭에서, 혹은 잠깐 쉬어가는 자리들마다 사진기를 만지작. 제주에 가면 꼭 가보라 하는 곳들엔 거의 가보질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여행이었다.



'냉이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신부님  (1) 2012.04.23
제주, 강정  (0) 2012.04.23
제주, 집  (0) 2012.04.23
인사  (4) 2012.04.23
나뭇잎  (0) 2012.04.23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