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

냉이로그 2012. 4. 23. 08:40



 비로소 강정으로. 이미 구럼비 해안은 펜스로 가려져 공사가 한참. 우리가 가던 날은 그 전날 지킴이들이 공사 차량 길목을 인간띠로 막다가 열넷이 잡혀들어간 다음 날. 서로들 숨을 돌리느라 그랬는지 포구 쪽도 마을도많은 이들이 보이지는 않았다. 삼삼오오 지켜서고 있던 경찰들과 지난한 싸움들에 자연스레 배어진 평화의 눈물자욱들, 간절한 소망들.

















 
 저녁 여덟 시부터는 날마다 이어지고 있는 마을 촛불문화제엘. 이 날도 회관이 가득찰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어느 대안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어느 지역의 우리쌀 살리기 모임 회원분들이, 그 밖에도 여기저기에서 개인으로 찾아온 많은 촛불들. 우리가 마을 골목을 지날 때 길을 묻던 학생같아 보이던 어느 한 분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내려온 거라며, 동행없이 그렇게 며칠을 머물 거라 하기도 했다. 뜻밖에도 달래와 둘이 맞춰 입고간 티셔츠는 사람들 눈길을 끌어, 보는 이들마다그 티셔츠는 처음 보는 거라며, 어느 단체에서 맞춰 입은 거냐며 물어보곤 해. 신부님을 찾아뵐 때도 그러셨고, 대책위의 고권일 위원장님 또한 그래. 그래서 함께 인증샷을 하기도 하고, 돌아가게 되면 새로 더 찍어 보내드리겠다고. 그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송경동 시인도 마침 내려와 있어, 그곳에서 해후를 하고 그날 밤은 송시인의 숙소로 넘어가 제주 소주 한라산에 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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