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 서까래에 대한 이것저것 / 3월 28일



밤사이


추웠다. 보일러에 물이 넘쳐 모터가 젖어 멎어서 그랬다나, 몇 시쯤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벽부터 바닥이 차더니 방이 냉골이었다. 이불을 끌어당기고 둘둘 말아 어떻게든 잠을 잤지만, 일어날 시간이 되었는데도 옆 자리 형님이 일어나지 못하고 끙끙댄다. 어젯밤 자기 전에도 담에 걸렸다면서 힘들다 했는데 냉골에서 자고 나 더 심해졌나 보다. 담에는 뜨거운 바닥에서 지지는 게 최곤데.



정신 팔고 일을 하다가


오늘은 아침 이론 강의 없이 바로 작업장에서 오전 교육을 시작했다. 우리조는 어제 일을 마칠 때 3번 선자 서까래를 마무리 해 내 놓은 뒤 6번 선자 서까래 깎으라는 말까지 들어 작업 시작을 그 6번 서까래 원목 목도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목도는 네 사람만 움직이면 되는 일, 다른 조원들이 나무를 지러 나갔을 때 나는 혼자 남아 4번 선자 서까래 원구 쪽 기둥을 깎았다. 이번에 깎을 곳도 깊이 쳐내야 할 부분. 마음을 놓고 사꾸리로 두꺼운 면부터 깎아 나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무슨 생각으로 정신을 팔았는지 넋 놓고 사꾸리질을 하다 보니 기둥을 내는 원의 먹선을 잡아먹었다. 아이쿠, 이걸 어쩌나? 실제로 집을 짓는 부재를 깎는 건데 실수라 해서 봐 달라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 그것보다 더 걱정인 건 목도 나간 조원들이 돌아와 보고 놀랄 일이었다. 그 옆면이라도 먹선에 맞춰 깎아내다 보면 팬 부분이 조금은 덜 보이려나 싶어 나머지 부분들을 최대한 열심히 깎았다. 하지만 이내 나무를 진 조원들이 돌아왔다. 가지고 온 나무를 모탕 위로 올리고 껍질 벗기는 일이며 원구 말구 표시하기, 어디가 배면이고 등면인지를 가리는 일로 어수선할 때 조장님께 슬쩍 내가 한 짓에 대해 말하니 대번에 괜찮다 말을 했다. 그러더니 슬쩍 4번 서까래를 깎는 나무를 살피더니 어차피 나무가 너무 굽어 도랭이를 더 아래로 내려야 할 거라 했다. 휴우, 천만다행. 처음 도랭이를 그리고 먹선을 놓을 때부터 확실히 했어야 할 것을 그만 지나치고 있었더니 이제 와서 나를 도와주는구나. 원 기둥을 내는 말구 쪽 도랭이를 아래로 잡아내려 그리고 난 뒤 다시 깎기를 시작했다. 지켜보던 조장님이 그 6번 선자 서까래는 나와 성호(동갑내기 같은 조원 가운데 한 명)에게 마무리까지 다 하라 한다. 먹선 아래까지 깎은 것 때문에 한껏 눈치를 보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조장님이 그렇게 얘기해주니 마음이 편안해지며 무척이나 고마웠다. 다음부터는 정신 딴 데다 팔지 말아야지 하면서.



대팻날 다시 갈기


도랭이를 내려 그은 뒤 다시 대패질을 시작하려는데 대패 지나간 자리가 몹시 거칠어 이상했다. 조장님이 보고는 아무래도 날을 다시 갈고 하는 게 낫겠다 하기에 그만 멈추고 한 쪽으로 가 전기 대패를 풀었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은 하루 다섯 번 넘게 날을 갈아야 한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 조는 두어 번 갈았을 뿐 깎기에만 바빴다. 먼저 대팻날 덮개를 풀고 날과 지지대를 함께 꺼내 날을 뺀 뒤 날 가는 조기대에 끼워 날을 갈았다. 이 모든 과정이 전동공구를 처음 다루던 날 배운 것인데 한참 만에 다시 해보려니 새로운 기분이었다. 날을 다 갈고 나서는 다시 고정 지지대에 날과 날 지지대를 함께 맞춰 제자리에 끼우고 대팻날 덮개로 마무리를 했다. 이제는 잘 되겠지. 그런데 막상 나무 위에 대고 대패를 미니 대팻밥이 하나도 나오지를 않는다. 앞 손잡이를 돌려 날을 끝까지 빼고 밀어도 대팻밥은 겨우 먼지처럼 가는 가루만 뿌릴 뿐이었다. 어, 이상하다? 왜 그런가 하고 조장님께 물으니 어디 조기대를 썼느냐 묻는다. 원래 전기 대패를 쓰면 그 안에 날 가는 조기대와 날을 고정하는 조기대가 그 기계에 꼭 맞게끔 되어 함께 있어야 하는 건데, 우리 조가 받은 전기 대패는 이미 날 고정 조기대가 고장 난 터였다. 그래서 6조 것을 빌려 날의 깊이를 맞춘 거였는데, 우리 대패는 4조 것과 거의 비슷해 그쪽 조기대를 빌려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다시 대패 분해를 한 뒤 날을 고정시키고 새로 끼워 넣기.



집중


그렇게 해 전기 대패를 손본 뒤 다시 원구와 통 사이 원기둥 내는 일에 들어갔다. 어찌 보면 한 번 먹선 아래까지 깊이 팬 다음 그것을 복구하듯 다시 하는 거였기에 먹선 대로 잘 깎아내려고 자연히 더 신경을 바짝 세웠다. 소심해져서일까? 혹시나 또 아차 하는 순간 선 아래로 파 들어가게 될까봐 날을 깊이 내지도 못한 채 몇 번 밀다가는 세워 마구리를 확인하고, 또 몇 번 밀다가는 세워 먹선을 넘지나 않았는지 재 보았다. 그러니 일하는 게 얼마나 더뎠겠나. 같은 조 큰 형님이 살며시 다가와 자꾸 그렇게 대패를 세우지 말라 일러주셨다. 일이 늦어지는 것도 늦어지는 거지만 대패를 세워 그렇게 들고 있으면 그 안에서 날이 계속 돌아 옆 사람이나 뒤에 있는 사람에게 걸릴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자꾸만 도랭이 먹선에만 신경을 쓰니 전체로 기둥을 내야 하는데 마구리 가까운 부분만 둥글게 깎을 뿐 통 쪽으로는 손이 안 가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그러니 대패를 자꾸 세우지 말고 먹선 그린 것을 슬쩍슬쩍 보면서 통까지 쭉쭉 밀면서 하라 했다. 아, 네. 그렇게 할게요. 한 번 먹선을 삼키더니 참 많이도 겁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오량집 구조를 보면서


계속해 대패로 외치 기둥을 둥글게 깎고 있는데 애애애애앵,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교수님 앞으로 모이라는 싸이렌이 울렸다. 그리고는 말씀을 시작하시는데 집의 기본 구조와 각 부분의 이름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해 주는 거였다. 오량집을 예로 든다 하면서 (실은 ‘오량집’이라는 말부터 잘 모르기는 하는데) 칠판에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기둥을 세우잖아요? 그러면 기둥 사이에 옆으로 들어가는 걸 방이라고 그래요. 위에 있으면 위에 있다고 상방, 가운데 있으면 가운데라고 중방, 밑에 있으면 하방. 이걸 방이라고도 하고 인방이라고도 해서 상인방, 중인방, 하인방이라 하기도 하고 그래요. 상방 위에 하나를 더 올리는데 그건 창방이라 하는 거고, 기둥 꼭대기에는 주두라는 걸 놔요. 그리고 창방 사이사이에 소로가 들어가죠. 그것들 위에 장여를 올리고, 장여 위에 도리를 얹는 거예요. …… 오량집이라는 게 뭐냐 하면 도리가 다섯 개 들어간다는 말이거든요. 이걸 다시 그려보면 이래요. 여기 추녀가 있는 곳까지 맨 바깥에 치는 게 주심도리, 그리고 그 위로 층을 두고 올라가 있는 걸 오량도리, 맨 뒤에는 뭐예요, 종도리라 하죠. 그러니까 이쪽저쪽 해서 주심도리 둘, 오량도리 둘, 종도리까지 도리가 다섯이잖아요. …… 옛날에는 적심 채운다 하는 걸 전부 흙으로 했는데 요새는 그렇게 안 해요. 흙으로 채워 놓으면 어디 한 쪽 흙이 떨어지거나 해서 비가 새면 어디가 떨어졌나를 알 수 없거든요. 지붕을 다 걷어내야 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나무로 적심을 다 채워요.……” 교수님 말씀을 어느 만큼이나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딴에는 여느 때 말씀보다 그 설명들이 잘 와 닿는 것 같았다.



외치와 내치는 갈수록 짧아지고, 통은 갈수록 굵어져


다시 작업대로 돌아가 대패를 밀었고, 내가 맡은 부분을 다섯 치 도랭이에 맞춰 다 깎아 냈다. 그 다음에는 다른 조원에게 대패를 넘겨 그 맞은편 깎는 것을 지켜보는 일. 맞은편 또한 깎아낼 면이 많았다. 대팻밥이 꽉 차면 꼬챙이 같은 것으로 (손가락을 넣으면 절대로 안 됨) 후벼 빼 내어주곤 하면서. 한참 일을 해 나갈 즈음 다시 교수님 싸이렌. 이번에는 교수님이 선자 서까래 하나하나마다 외치와 내치, 통의 굵기를 어떻게 내는지, 왜 그렇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지금 우리들이야 교수님이 적어준 치수에 따라 깎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지만 실제로 손수 집을 지을 수 있으려면 그 치수 내는 것부터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나. 교수님은 다시 한 번 오량집(지금 우리가 짓고 있는 집)의 지붕 선을 그리며 설명을 시작해 나갔다. “여러분이 깎는 서까래가 여기 오량도리부터 해서 주심도리 위로 걸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 꼭지점을 이어서 쭉 빼는 자리가 추녀인데, 이 추녀는 더 길게 빼게 되지요. 보통 서까래는 부연(덧대는 서까래)을 두지 않을 때는 넉 자, 부연을 넣으면 그보다 적게 두 자 정도를 빼는데, 지금 우리는 기둥이 무척 높기 때문에 석 자가 빠지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서까래 사이 간격은 한 자로 두거든, 그래서 우리가 먼저 번 깎은 굵기 일정한 서까래들은 그대로 한 자 간격으로 오리면 되겠죠. 그런데 추녀 쪽으로 해서 기울게 올리는, 지금 깎고 있는 선자 서까래는 올리는 것마다 길이가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눕히듯 해서 비스듬히 걸치기 때문에 굵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통은 주심도리 위에 올라앉는 거잖아요? 보시면 추녀에 바로 맞닿은 초장은 길이가 길 수 밖에 없고, 통이 좁단 말이에요. 그 다음에 1번부터 2번, 3번, 4번, 5번들로 올수록 길이가 짧아지고 통이 굵어져요. 그리고 이 선자 서까래가 바깥으로 빠졌을 때 이것들이 처마 끝을 이루는데 이게 끝에서부터 휘어 들어가게 되어 있어요. 이걸 뭐라 하냐면은 안후림이라 하는데, 이 때는 후림을 따라 서까래와 서까래 사이가 한 자가 되게 맞추는 거예요. 그 한 자는 서까래 중심(싱)과 중심 사이를 맞추는 거고……” 이때도 내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감이 잡혀 교수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교수님은 이번 주까지 깎고 있는 선자 서까래 깎기를 마무리하고 그 다음에는 다시 서까래 깎기를 할 거라 했다. 사실 먼저 번 16모 도랭이를 그려 열여섯 면마다 먹줄을 놓고 깎은 것은 서까래 깎는 방식이라기보다는 기둥이나 보를 깎는 연습이었다며 말이다. 실제로 집을 짓기 위해 서까래를 깎을 때는 그렇게 16모 도랭이에 먹선을 놓아가며 깎는 게 아니라 마구리에 원을 그려 놓고 먹선 없이 그대로 깎는 거라 했다. 나무가 굽으면 굽은 대로, 생긴 모습을 살리면서. 그런데도 16모 깎기 방식으로 한 것은 나중에 기둥이나 보를 깎을 때 그리 하는 것이라는 걸 배우기 위한 것이었고. 지금은 우리가 서까래, 선자 서까래 차례로 깎아 가고 있지만 그 순서라는 것도 거꾸로 된 것이다. 기둥을 먼저 깎고, 도리 깎고, 보 깎고…… 그러다가 맨 나중에 서까래를 깎아 집을 세우는 게 맞다 하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나무를 처음 깎는 처지이다 보니 맨 처음부터 기둥을 깎기에는 무리가 있어 그리했다는 거라 한다.



통에서 외치로 나가는 부분의 기울기


다시 작업대로 돌아가 서까래 외치 깎는 것을 마저 했다. 그 다음에는 손대패로 다듬기, 통에서 외치로 이어지는 밑 부분 끌로 접기. 나로서는 끌이라는 것을 손에 쥐어 보는 일도 처음이었다. 끌질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끄러운 면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각도 얼마만한 깊이로 파내야 하는지…… 아직은 주로 지켜보는 쪽이었다. 끌질은 작업조 큰 형님이 직접 해 보이며 차근차근 가르쳐 주셨다. 소목 일을 오랜 취미로 해왔다 해서 그런지(저녁에 따로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서 들으니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직접 날일을 다니며 내장 목수 일도 했다고 들었다.) 부드럽게 아주 잘 했다. 아니, 끌질 뿐 아니라 다른 공구를 다루는 일이며 새로운 과제를 맡을 때마다 그것을 어떻게 깎으면 좋을지에 대한 눈썰미가 아주 깊고 예리했다. 통에서 외치로 나가는 부분을 비스듬히 깎아내는 것, 그런데 이 부분은 다른 여느 조에서 한 것들을 아무리 둘러봐도 어떤 기울기로 하는지 일정치가 않아 아직 잘 모르겠다. 기우는 각이나 길이에 대한 치수를 그래서 어제 그제 교수님들이 싸이렌을 몇 번이나 울리면서 다시 설명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지적하고 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아직 또렷하게 알지 못하겠다. 아무래도 그건 실제 집을 짜 올릴 때 직접 해 보면서 봐야 감으로 알게 될는지……. 싸이렌이 울려 오전 작업이 끝났다. 작업장 내 모든 전동 공구들이 멈춰 섰고, 사람들은 옷에 묻은 나무 가루를 털어내며 햇볕 드는 문 쪽으로 나섰다. 일간 바깥에는 연둣빛 이파리 가진 것들이 쑥쑥 올라와 있다. 전동 공구 돌아가는 소리 멈춘 자리에는 새들 지저귀는 소리 가득하다. 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막장 - 목도


점심을 먹고 잠깐 쉬고 나와 오후 시간에도 끌과 대패로 통에서 외치로 꺾이는 부분을 다듬었고, 기둥 부분 깎아낸 곳 배가 나온 곳을 찾아 고르게 깎아 냈다. 대패질을 할 때 당기고 나서 끝을 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작업조 큰 형님께 배웠고, 곧 3번 서까래를 마무리 지어 내놓았다. 그 다음 교수님께 우리가 받은 과제는 선자 서까래 막장. 6번 서까래 마무리 작업을 하던 사람만 남기고 조원 모두 나무를 고르러 나갔다. 나무를 부려 놓은 곳으로 가 다섯 치 굵기와 열 자 길이가 나오는 것을 찾아 헤맸다. 굽은 거라면 그 굽이까지 생각해 다섯 치 굵기가 되는지를 따져야 해, 짧은 건 물론 너무 길어서도 안 돼. 이러한 조건에 꼭 맞는 나무를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길이야 줄자로 간단히 재 볼 수 있는 거지만 굽은 나무들을 이리저리 굴려보면서 일정한 지름의 굵기가 나오는지 확인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 나무 저 나무를 꼼꼼히 살펴 적당한 것을 찾은 뒤 나무를 줄로 묶고 목도채를 걸어 네 사람이 함께 지고 작업장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에는 중심선이나 먹선 준비를 하기 전에 낫으로 껍질을 벗기는 일부터. 다시 싸이렌, 오후 교육 시간 끝.


저녁밥


어젯밤을 보일러 없이 냉골에서 잤기에 신관 사람들은 작업을 마치고 보일러 있는 곳으로 모여들었다. 지난 밤 보일러가 돌지 않은 건 물이 넘치면서 모터에 물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던가, 다시 나무를 넣고 불을 지펴보니 이제는 모터가 말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휴, 다행. 그런데 갑자기 이게 웬일? 하늘 위로 전쟁이 난 듯 천둥이 치고 번개가 갈라졌다. 그러더니 가는 비도 없이 바로 쏟아지는 장대비. 얼추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따뜻한 게 그리워 수건, 칫솔을 챙겨 별관에 가 씻기부터 했다. 그리고 나와 식당으로 가니 다섯 시 오십 분. 이게 뭐야? 밥 차려 놓은 게 벌써 하나도 없이 싹 치웠다. 다섯 시 반부터 있는 저녁 시간에 겨우 이십 분을 늦었을 뿐인데 그새 끝나 버리다니. 안 그래도 배가 고픈데 못 먹으니 더 배고파, 사 먹기라도 하려고 억수로 비가 내리는데 학교 밖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식당에 가 찌개 한 그릇 시켜 먹고 있으려니 이 사람 저 사람 함께 모인 자리가 아주 얼큰하고 푸근한 자리. 학교 숙소 아닌 가까이 민박을 하며 지내는 우리 작업조 큰 형님을 불러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조금 있다가는 오늘 생일을 맞은 본관 형님과 다른 교육생 분들이 그리로 내려왔다. 생일을 맞았다는 본관의 그 형님, 겉모양새로는 나보다 너댓 살이나 많을까 싶은데 벌써 쉰이 넘었다 한다. 나이 오십을 넘어 꾸는 꿈, 누워서 빗소리 들으며, 여기 비가 내리네, 거기 비가 내리네…… 형님, 생일 축하드려요. 물의 나라를 불렀다. 그리곤 숙소에 들어와 같은 방 형에게 엉기며 장난을 치고 그랬지. 또 하루가 갔다. 이렇게나 숨 가쁘게, 떨리는 마음으로.



(밤에 숙소에 있을 때 옆방에 있는 신관 동장님이 놀러왔는데 한옥에 관련해 좋은 자료가 많이 있는 싸이트 하나를 알려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목수학교 26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그 분이 여러 자료를 올려놔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이제 앞으로 자주 들여다보게 될 홈페이지 같다.호사도- 한옥 관련 자료가 많은 곳)

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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