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들

굴 속의 시간 2010. 2. 8. 13:27

하나 막히면 그것 붙잡고 끙끙, 그냥 다음 걸로 넘어가자 하더라도 성격이 지랄이라 한 가지가 풀리지 않으면 좀처럼 다음 것으로 넘어가지를 못한다.이렇게 물어볼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요즈음은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열면 이곳만을 들락거린다.

1. 부석사 조사당의 공포 특징에 대한 질문

"장혀가 공포결구에 직접적 관여" 설명하신 대목에서요.

냉이 | 조회42 | 10.02.02 00:11

지지난 주 배운 걸 이제야 복습하고 있는데요,진도를 쫓아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

부석사 조사당에 대한 내용을 선생님 강의를 바탕으로 다시금 정리를 해보다가

공포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요,

헛첨차, 혹은 헛첨차 역할을 하는 창방 뺄목으로 주두밑에서 공포가시작한다고 알겠는데요,

그래서입면에서 볼 때 가로방향창방 부분을마치 깎아낸 것처럼 단청으로 살리면

하나의 소첨차로 보일 수 있다고하시던말씀도그럴 수 있겠다 싶어 끄덕이게 되었고요.

그런데 그 대목을말씀하시면서

"장혀가 공포 결구에 직접적으로 관여된 사례" 라고 말씀하셨는데,

'창방이 공포 결구에 관여'되었다는 게 아니라 왜 장혀가 그렇다고 말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혹시 제가 제대로 이해를 잘 못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참, 그리고 또 한 가지는요, 부석사 조사당 말고도 앞서 배운수덕사 대웅전이나 강릉 객사문도

헛첨차(헛첨차 역할의 창방 뺄목)에서 포 구조가 시작하는 건물일텐데,

그것들은 "..... 사례"에 들어가지 않는 건가요?

(부석사 조사당은 도리방향 창방 위의 첨차가 소로 셋 위에 놓인 긴 첨차여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고,다른 건물은 창방 위 가로방향 첨차가 소첨차여서 그렇게 말해질 수 없는 건지... 해서요.

(질문을 올리면서도 영 엉뚱하게 이해해서, 말이 안 되는 질문을 하는 거면 어쩌나 조금 걱정이기는 한데요,잘 모르겠어서 무식이 용감이라고 이렇게 물어봅니다.)


고건축 : 마지막 괄호안에 추측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부석사 조사당은 다른 건물들과달리 도리 방향으로 봤을때 공포부 밑에서 소로를 통하여 공포와 직접 결구되기에 그렇습니다. 수덕사 대웅전이나 강릉 객사문은 비록 창방의 뺄목이 헛첨차를 구성하기는 하지만 도리방향으로 봤을때 창방이 공포과 결구되지 않기에 부석사 조사당과는 약간 다른 양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10.02.02 02:28

요게 고건축박물관에서 보고 온 부석사 조사당의 공포 모형이다. 그래, 저거다. 수덕사 대웅전이나 강릉 객사문도 헛첨차를 두고 있는 양식이지만, 그것들은 주두 위 가로방향 첨차가 소첨차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부석사 조사당은 대첨차를 바로 두고 시작하기에 그 아래 창방이 마치 소첨의 역할을 겸하게 하고 있는 것. 단청으로 소첨 무늬를 그려넣으면 마치 소첨의 십자결구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

2. 은해사 영산전 거조암 공포도에서

은해사 영산전 거조암 공포도에서

냉이 | 조회33 | 10.02.05 04:54

은해사 영산전 거조암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교재에서 공포도를 설명해주는 곳을 보면

-외목도리 받침부재

를 사용했다고 써 있는데요,

도면이나 모형에서는외목도리를 대들보가 직접 받아주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요.

오히려 받침 부재를 쓰고 있는 것은 주심도리 밑에 초공 비슷한 짤막한 부재인 것 같은데요,

제가 도면 읽는 걸 잘못하고 있는 건지, 그 부분에 대한 설명 부탁드리고 싶어요.

sissanju : 제가 알고 있는 것을 확인차...냉이님 말씀이 맞는듯, 외목도리는 직접, 주심은 승두라고 하는 도리받침목이 장여와 같이 받치면서 도리의 좌우 흐름을 방지....아닌가?! 10.02.05 13:44

고건축 :은혜사 거조암 영산전은 툇보에 의해 외목도리가 지지되는 방식 입니다. 보 부재가 외목도리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봉정사 극락전과 유사한 방식 입니다. 하지만 고려시대 주심포 건물들은 대들보가 외목도리를 받는 경우에 있어서 주심도리의 높이차를 맞춰주지 못하기 때문에(맞춰주기 위해서는 대들보 부대가 너무 비대해지므로) 승두라는 부재를 이용하여 주심도리의 하부를 받쳐주는 구조를 가집니다. 10.02.05 18:52



역시 고건축박물관에 있는 모형을 찍어온 사진이다.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오지는 이 부분은 왼쪽 측면에서 찍은 것이니 기둥 오른편으로 처마가 나가 있다. 기둥 오른쪽을 보면 기둥 머리들을 결구해주는 창방 뺄목이 헛첨차가 되어 나가 있고 (특이하게도 은해사 영산전 거조암은 헛첨차를 길게 내고 있기에 창방 뺄목인 헛첨차를 그 아래에서 한 번 더 받쳐주는 이중 헛첨차 구조를 쓰고 있다.) 그 헛첨차 위에 소로, 그 위로 살미첨차가 길게 나가 있고, 그 위에 소로를 두면서 그 위로 예쁘게 초각이 된 보머리가 외목도리를 바로 받고 있다.

그리고 기둥 위를 보면 주두가 놓여 있고, 그 위로 살미첨차의 뒷부분이 얹혀 있다, 그 위에는 가로첨차와 소로가 놓이면서 퇴량을 받고 있고, 퇴량(보)이 바로 주심도리를 받기에는 높이 차가 있기에 승두라고 하는 받침부재를 끼워넣고, 그 위에 주심도리가 올라온다. (보가 주심도리를 바로 받지 못한다.)

(아, 그런데 교수님은 은해사를 왜 자꾸만 은혜사라고 그러는 거냐고요! ^^)

3. 부석사 무량수전 추녀 결구 방식에 대해

무량수전 하중도리 위치와 추녀에 대해

snow | 조회40 | 10.02.05 06:18

안녕하세요 교수님 동강으로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추녀가 하중도리(?) 밑에서 결구되는 것이 특징(추녀뒷뿌리가 중도리 밑에 그렝이되어 결구)이라고 설명하셔서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는 데 보고서를 읽다보니 보고서192페이지 상단 내용에 보면,

-하중도리와 외기중도리는 왕찌로 결구시키고 장연과 추녀를 받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부분이 이해(?)

보고서 335페이지-추녀는 하중도리 왕찌부분 아래를 지나 내진고주 상부에 있다.

뒷뿌리는 다른 부재와 결구 되어 있지않았으며 앵커를 달아 추녀의 처짐을 방지하고 있다는 글.

등이 강의 내용과 연결이 잘 안되고요.

부석사 무량수전,봉정사대웅전 같은 방식으로 추녀가 도리밑으로 들어가 상부지붕하중으로 추녀뒷뿌리를 눌러줌.

그도리가 하중도리인가요? 그냥 중도리인가요? 건물규모에 따라 달라서 인지,

부석사 무량수전-하중도리

봉정사대웅전-중도리

제가 앎이 적어서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선생님께 추녀 뒷뿌리 상하연결관계와 함께 확인부탁 드립니다.

혼자 공부하다보니 제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잘 몰라서 질문드립니다.샘.

sissanju : 부석사무량=하중도리, 봉정사대웅전=중도리 맞는 것 같은데...무량수전 하중도리 왕찌밑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었나? 10.02.05 14:06

고건축 :부석사 무량수전의 추녀는 외목도리 왕찌를 올라타고 그다음은 주심도리 왕찌를 반정도 파고 물려있으며 마지막으로 하중도리 왕찌밑으로 들어가서 하중도리 왕찌 밑에서 결구가 이루어 집니다. 단 추녀의 뒷뿌리는 하중도리 밑에서 끝나지 않고 보고서에 나오는 것처럼 내진우주의 상부까지 올라가지만 결구를 이루고 있지 않고 단지 주변 부재들과 밀접하게 맞닿을 수 있도록 뒷뿌리의 형태를 치목하여서 처리하였습니다. 추녀의 뒷뿌리 부분은 추가로 철물을 이용하여 상부의 초방재와 연결을 하였지만 크게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추녀의 뒷뿌리를 눌러주는 역할을 하는 왕찌는 하중도리 왕찌가 됩니다 10.02.05 19:06

snow : 교수님 감사합니다. 확실히 정리해주셔서 공부하는데 도움 많이 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할께요. 오프라인강좌에서 쪽지시험같은것을 수업전에 보신다고 하셨는데 온라인 강좌듣는사람들도 시험내용이라도 공유할 수 없을까요? 공부하다보니 이번 질문 처럼 제가 정확히 이해했는가에 대한 체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들어서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10.02.05 21:33

냉이 : 아! 10.02.05 22:12

이 질문은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시는 분이 올린 질문인데, 우리 수업에서는 부석사 무량수전의 공포 구조까지는 진도를 나갔으나, 위에서 질문한 추녀부분 결구방식에 대한 강의는 아직 않고 있던 거였다. (엊그제 토요일에 이 부분 했음.) 그런데 그걸 모르고, 부석사 무량수전에 대해나름껏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질문을 보고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팔작지붕에서는 추녀 부분을 어떻게 결구하고 지지하는가 하는 것이 언제나 관건, 또한 합각부를 만들고 그것의 하중을 어떻게 기둥을 통해 지반으로 전달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또한 중요한 문제이다. 부석사 무량수전은 외목도리 위를 지나 주심도리를 반쯤 파고 들면서 하중도리의 왕찌 아래에서 결구된다. 다시 말하면 도리들의 왕찌 경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며, 하중도리 위에 만들어지는 상부구조의 하중으로 추녀 끝을 내리눌러 추녀가 들리는 것을 방지한다는 뜻도 된다. 아, 팔작지붕의 추녀부 결구에 대해서는 그 유형마다 따로 정리를 해두어야겠다.

일단 저장 -

1265606717_합각지붕의 지붕가구架構 방식 특성에 관한 연구 / 문화재연구소.hwp

4. 부석사 무량수전의 측면 서까래

부석사 무량수전의 서까래

냉이 | 조회 35 | 10.02.05 22:16

아래 부석사 무량수전에 대한 질문과 답을 읽으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아직 수업 시간에는 다뤄지지않은 것 같아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했어요.

(수업시간에다룬 내용을 제가 멍하니 있다가 못 듣고넘어간 건가 싶어서요. ^^;)

아무튼 전혀 생각지 못한,궁금함을미처 갖지도 못한부분을 알게 되어

질문을 올리신 스노우 님과알아듣기 쉽게 답변을 해주신 고건축 선생님 두 분 모두께 감사드립니다.

아, 부석사 무량수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궁금해하던 것이 있는데요,

강의 시간에 선생님께서

"부석사 무량수전은 서까래가 종보까지 올라간다. 조선시대에는 더 올라가고, 외기도리라는 게 나온다.

이제부터 어려운 말들, 외기도리니 충량이니 하는 말들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데

지금 잘 이해가 되지않아도 나중에 자세히 설명드릴 테니 일단 그렇다는 것만 알아두세요."

하고 지나가셨는데요,

부석사 무량수전의축소 모형을 보면서 서까래 부분을 확인해보니

서까래가 종보까지 올라가지 않더라고요.그 모형에서는 외기도리에 걸리고 있는데요,

혹시 제가 선생님 강의 내용을 잘못 메모해둔 것인지,

아님, 그 축소 모형에 오류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고건축 :잘못 알아 들으신 부분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더 올라간다" 라는 것은 잘못 들으신것 같습니다. 외기도리는 보통 중도리 높이에서 구성이 되는 부재이기 때문에 측면 서까래가 종보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고건축 박물관에 전시된 부석사 무량수전의 축소모형에서 측면 서까래가 종보에 올라간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모형이 잘못된 것 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횡단면도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0.02.07 20:49

냉이 : 예, 선생님 설명을 듣고, 횡단면도를 다시 확인해 보니 서까래의 위치를 명확하게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건축박물관에서는 의아하다 싶어 몇 번이고 다시 확인을 했는데 측면 서까래 끝이 외기도리에 걸려 있던데, 제가 모형을 잘못 보았던지 아님, 그 모형이 잘못되었거나 했나 봅니다. 이렇게 선생님께 질문을 드려 확인할 수 있게 되어 개운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10.02.07 22:52

엊그제 수업에서도 계속해서 부석사 무량수전의 측면서까래는 종보에 걸린다고 설명이 되고 있는데, 고건축박물관의 모형에서는 서까래는 외기도리에 걸려 있었다. 모형 안으로 허리를 집어넣고 그 밑으로 들어가 확인을 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 날 바로 수업이 있어 직접 선생님께 물어보았더니, 그럴리가 있겠나 하시며 도면상에서 다시금 확인을 해 주셨다. 횡단면도를 보라, 분명 측면의 서까래는 종보까지 올라가고 있지를 않은가! 거기 고건축박물관에 있는 학예사 분도 미리 말씀해주시기를 더러 도면과 다르게, 잘못 표현된 부분이 있기도 하다 했으니 (수덕사 대웅전의 측면과 봉정사 극락전의 측면에서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며 일러주었다.) 측면 부석사 무량수전의 측면 서까래 부분도 모형을 잘못 만들어놓은 모양이다. 어쨌든 이로써 부석사 무량수전의 측면 서까래가 종보까지 올라간다는 것만큼은 머리를 벽에 박더라도 잊어버리지는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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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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