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1119

냉이로그 2016. 11. 21. 07:09

 

다섯번째 제주 하야촛불.

  

 감자도,

 품자도.

 이번엔 육천이라던가. 정국은 점입가경, 오히려 궁지에 몰린 이들이 불을 붙이는 꼴이니, 촛불은 거듭 늘어만 가고 있어.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건, 늘어난 촛불의 수도 수지만, 판에 박힌 구태 운동권들의 집회판을 넘어 제주에서도 이제는 놀 줄을 알게 되었다는 거. 제주에 있는 문화역량을 생각하면 아직 한참 모자라다 싶지만, 그나마 뛰고 놀 수 있는 판이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반가웁고 좋던지. (오, 싸우스카니발, 기다렸다오 ㅎ)

 

 지난 촛불에서는 매번 앞자리 일부만 제외하고는 스탠딩으로 자리를 지켜서야 했기에, 시작부터 끝까지 감자를 안고 있느라, 행진까지 다 하고 나면 팔이 떨어질 것 같고 그랬는데 ㅠㅠ 이번엔 뒷자리까지도 바닥에 자리를 깔고 다들 앉는 분위기. 해서 감자를 안고 앉거나 내려놓을 수가 있었는데, 감자는 매번 이렇게나 뚫어져라 무대를 쳐다보곤 했다. 

 눈을 떼질 못해.

 이날은 낮잠이 모자라 벌써부터 잠이 왔을 텐데도, 감자는 한동안을 이 모습 그대로.

시청 일대 행진 한 바퀴를 돌고 돌아오고 나서는, 자리를 떠난 사람들이 있어 듬성듬성한 자리에 앉아, 신난다고 까불며 좋아라 하였네.

 오늘 집회는 이렇게 감자와 놀기도 할 수 있던 자리였어.

 

 

 

 살짝 고민이 되는 게 있다. 한 번은 광화문에 올라가려고 비행기 표를 벌써 예매해놓고 있었어. 이번 주는 상경없이 지역별로 촛불을 들고, 다음 주에 다시 1112와 같은 광화문 집중판이 준비된다 하기에, 26일 토요일 감자와 아빠 두 자리를 끊은 거. 촛불집회에 가보고 싶다는 조카에게, 작은아빠가 함께 가 주고싶은 마음이기도 하였고, 감자에게도 그 수많은 촛불의 바다, 은하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하! 그런데 마음이 흔들리네. 다음 주에 있을 제주시청 앞 촛불집회는 거의 락페스티벌에 버금갈만한 콘서트장이 될 거라 예고하고 있으니. 다음 주 제주 촛불에서는 '제주음악인 시국선언'이 있을 거고, 그래서 촛불 본집회 전과 후에, 그 시국선언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있을 거라 했다. 비선을 통해 (ㅎㅎ)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이미 스무 개 팀 이상이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하니, 다음 주엔 정말 제대로 된 촛불락페가 될 거인데, 이걸 어쩌나. 비행기표를 무르고 서울에 올라가는 건 그 다음으로 넘겨야 하나, 그게 고민이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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