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냉이입니다.
팔월 십일일부터 이십삼일까지,
서울 합정동에 있는 갤러리 사각형에서
<김종숙 · 그 꿈들>이라는 전시회를 열어요.
이 전시회에 거는 그림들은 얼마 뒤 책으로 나오게 될 그림책에 들어가는 그림의 원화들이에요. 이라크 전쟁이 시작하고 십 년이 되던 지난 해 여름, 글을 썼습니다. 꼬박 십 년이 걸린 글이었어요.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고, 말문이 트이지 않던 이야기, 게다가 그것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로 한다는 게 저로서는 감히 할 수 없는 일로만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굳이 그것을 동화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러나 아마도 끝내 삼키지도 못하고, 지우지도 못한 그 이야기는 명치 한 가운데를 가득 메우고 있었고, 그래서 어쩌면 쓰는 것보다 쓰지 않는 것이 더 힘겨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십 년을 지나면서 비로소 말문이 트였고, 그것이 동화가 되었어요.
그런 뒤, 그림을 그리는 김종숙 선생님이 그곳의 이야기들에 그림을 그렸어요. 한 해가 꼬박 걸렸고, 서른 일곱 점의 작품들을 모두 유화로 그려내었습니다. 아마 한 권의 책에 들어가는 그림들을 모두 유화 작품으로 하기에는 처음 있는 일이라나 봐요. 유화 작품이어서 특수촬영을 해 그것으로 인쇄를 한다지만, 캔버스로 보는 원화들은 책에 들어가 있는 느낌하고는 비교가 되질 않아. 작품 한 점 한 점마다 그 앞에 서면 아주 압도되고 마는. 그래서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 김종숙 선생님의 그림을 보아온 출판사 선생님들이나 디자이너들도, 이 그림들은 책으로만 내기에는 안타까워, 꼭 원화전시회를 해야 한다고 입모아 말해왔고, 기회가 된다면 여러 고장으로 초대받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 그림들의 첫 전시회를 책이 출간되는 시점과 맞추어 8월 11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도 전시회 소식을 올려 곁이 되어 지내는 벗들을 초대합니다. 열사흘 동안 전시를 하게 되니 시간이 되실 때 언제라도 들러보시면 좋을 거예요.
그 전쟁의 기억으로, 그리고 그 아픔을 되뇌이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책으로 펴내게 되었는데, 이즈음, 그곳의 삶은 더욱 아픔으로만 접어들고 있고, 공습과 폭격 아래에 있는 아이들의 눈망울들에 어쩌면 좋을지를 모르겠습니다.
위에 있는 약도를 보고 찾아오시는데, <벼레별씨>라는 까페를 찾는 게 더 쉬울지 모르겠어요.
갤러리 <사각형>은 <벼레별씨> 까페와 붙어있어 함께 운영하는 곳인데,
바깥에서 보기에는 까페가 더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전시 기간은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8월 11일부터 23일까지이고
8월 11일에 조그맣게 갖는 전시 개관 행사는 8월 11일 오후 5시입니다.
(개관하는 날 저녁 시간에 오는 분은 미리 냉이에게 문자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