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가 오두막을 지은 곳은 홍천군 내면 광원리. 56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다 보면 구룡령 고갯마루를 조금 못 미처 마을로 드는 조그만 샛길이 나와. 작은절애라는 마을 이름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큰절애라는 이름이 하나 더. 아마도 그 언저리를 통째로 절애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모양이었고, 그 덩어리를 둘로 나누어 작은절애, 큰절애라 하나 보았다. 그래서 아저씨는 이 집을 절애 오두막이라 말하곤 했다. 커다란 암벽이 잘려나간 모양이라 하여 마을 이름을 절애라 했을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그렇게 짐작을 할 뿐이었는데, 조금 전 국어사전을 열어보니 비슷한 느낌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 느낌 아니까.
절애[絶厓] ː 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
그런데 고 밑엘 보니 기가 막힌 뜻 하나가 더 달려 있다.
절애[切愛] ː 몹시 사랑함.
잘 쓰는 말은 아니지만, 무언가 비밀 하나를 꿰어찬 듯한 기분. 잘 쓰지 않는 말이어서 차라리 더 좋다. 대놓고 사랑 어쩌구를 한다면 그 얼마나 오글거리는 느낌이겠는가. 모르는 사람들에게야 그냥 낭떠러지 오두막, 이라 해버리면 그만이고, 그 다른 뜻이야 마음 속에 감춰두듯 새겨둘 수 있어 더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