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네 집

감자로그 2014. 12. 17. 19:58
 


 

  
 탐라 섬에도 눈이 왔다. 밤새 내린 눈에 감자네 집에도 눈이 쌓여.

 

 


  
 한파에 폭설로 꽁꽁 얼어붙었다는 육지의 어디 어디에는 견줄 바가 아니겠으나, 여기 제주에도 거의 한 달여 해가 쨍쨍한 날이 없었다. 아니, 아주 잠깐씩 햇볕이 보이기는 했으나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날씨가 바뀌는 데다 대부분은 비바람에 눈바람. 날씨가 그렇다는 걸 내가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거는, 기저귀 빨래를 삶아다 마당에 내다 널었다가도 쏟아진다 하면 집 안으로 들여오고, 다시 해가 반짝 하면 내다 널었다, 다시 후다닥 달려나가 거둬들였다 하기를 하루에도 대여섯 번씩. 그러다가 언젠가부터는 아예 내다 널 생각을 하지도 못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따뜻한 남쪽 섬인 줄만 알았던 제주에도 이렇게나 눈이 쌓이다니. 눈발이 날리더라도 땅에 떨어지면 바로 녹아버리기 마련일 거라 생각했는데, 지난 밤 사이 내린 눈은, 여기가 강원도 어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함박이었다. 경북 울진이고, 양양 설악 자락이고, 강원 영월이고 눈 많다는 고장에서만 십 년 넘어 지내어왔지만, 이곳 남쪽 섬에서 맞는 함박눈의 풍경은 또다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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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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