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다리

굴 속의 시간 2011. 3. 26. 19:34

홍예

잠깐이면 되려나, 길어야 두어 시간이면 다 할 수 있겠거니 했는데 하루종일이 걸려버렸네.압축력에 강한 단위 부재들을 가지고 상부하중을 가장 잘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홍예 구조. 홍예를 이루는 홍예석들은 그것 하나하나가 쐐기와 같은 역할을 해, 자신에게 가해지는 축압이 그대로 이웃부재들과의 결속력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는 구조로 되어 있다.그러니 더 힘을 가할수록 더 단단하게 버틸 수가 있게 돼.

전통건축에서 홍예구조는 전축으로 쌓은 고분에서 시작하여 성문이나 수문,석빙고, 다리등에 쓰였다. 그 가운데 홍예구조를 이용해 만든 다리들을 모아보았다.

홍예교라 해도 다 같은 것은 아니. 어떤 것은 목조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어 멍에석을 두고 그 위로 귀틀석과 판석을 얹는 것도 있고, 멍에석 따위는쓰지 않고 그대로 흙을 덮어 마감한 것도 있다. 지대석을 어떻게 구성하였는지, 홍예종석의 마감이나 홍예 좌우로 맞닿은 무사석, 부형무사석은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따위들을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도 같은 것이 없어.

1. 민가의 홍예교

-사람들이마을을 이루며 사는 곳의다리들은 해마다 큰물이 들면 떠내려가곤 했는데, 이렇게 홍예 형태로 지은 다리들은 지금껏 남아 있다.

강경 미내다리

논산 원목다리

벌교 홍교

병영성 홍교

영산 만년교(관련기사 1, 2)


남원 오작교


진도 남박다리


진도 남도석성 홍교

안양 만안교


창녕 성내리 석교

2. 사찰의 홍예교

-사찰을 들어설 때 건너는 다리는 속계와 진계를 가르는, 그 너머가 불국토임을 알려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기도 하는데, 사찰이 점점 깊은 산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골짜기를 건너게 해주는 다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강우에 따라 유량과 유속이 급격히 커지는 산골짜기에서는 홍예구조가 가장 적합한 것이었다. 돌다리와 판석을 가지고 세우는 판석교는 교각의 길잉나 다리 자체의 길이에서 모두 제약을 받지만 홍예구조는 그러한 제약들을 모두 뛰어넘는다.


여수 흥국사 홍교


선암사 승선교


선암사 홍교


송광사 삼청교 (능허교)


송광사 청량각 홍교


건봉사지 능파교


불국사 청운교

불국사 백운교

3. 수구문의 홍예

- 성벽 사이 통행을 위한 문 대부분이 홍예로 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 안의 물을 내보내는 수구문 또한 홍예 구조를 가질 때 가장 유리하다. 구조형태상으로 분류를 하자면, 이 수구문들은 성문 쪽으로 분류를 하는 것이 어쩜 더 좋을 수도 있겠는데, 어쨌든 이 수구문들은 그 위로 누각이나 통행로를 두고 있어 일정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기에 다리들을 살피면서 한 꼭지로 놓고 있다.

수원 화홍문


수원 화성 남수문(관련기사)


홍지수문교


고흥 옥하리 홍교 (남다리)- 흥양읍성의 수문

고흥 서문리 홍교 (서다리)


강화석수문

4. 궁궐의 홍예교

-궁궐이면 어느 곳이건 진입로 중간을 금천이 가로지르고, 다리를 타고 그 금천을 건너야 들어설 수 있게 되어 있다. 마치 사찰에서 금천을 경계로 속계와 진계로 나누듯, 임금이 머무는 공간의 위엄과 권위를 더하기 위해 그러한 설정을 했을 듯.


경복궁 영제교


창덕궁 금천교


창경궁 옥천교


존덕정 홍교

덕수궁 금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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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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