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태 이장님께

냉이로그 2006. 12. 22. 11:18


지난 주 금요일에 고등학생 아이들 둘이 작업실에 놀러와 엽서를 함께 만들었다. 접대 평택 범대위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은 청와대로 보내는 엽서와 안양구치소 김지태 이장님께 보내는 엽서. 인쇄한 종이로는 너무 얇아 좀 두꺼운 종이를 같은 크기로 오리고 그 앞뒤로 인쇄한 것을 붙여 각각 서른 장씩 만들어 우표를 붙였다. 그리고는 만나는 이들마다 나누어 주고는 내가 쓸 것 한 장씩 남겼는데, 이제야 부쳤다.


청와대로 보낼 것은 엊그제 보냈는데, 글쎄 그게 청와대로 올라갈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보좌관실은커녕 경비실에서부터 휴지처럼 버려지지나 않겠는지. 어제 뉴스에서 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라크 파병을 두고 그만하면 장사 잘 한 것 아니냐며 웃는 얼굴이랄지, 평택 미군기지이전을 두고 자주 국방을 말하는 것이랄지……. 딱하고 슬픈 마음이 들었다. 엽서 한 장, 그거 아무 것 아닐지 모르지만 정성을 다해 썼다. 그렇게나마 이 땅에 사는 백성 하나의 목소리를, 보냈다.


구치소에 계신 김지태 이장님께 보낼 엽서는, 엽서를 쓰고 나 생각하니 다른 것들과 함께 보내면 더 좋을 것 같아 오늘 보냈다. 지난 5월 고장에서 평택 캠페인을 한참 벌일 때 울진초등학교 한 반 아이들이 색종이를 접고 그림을 그려 만들고 쓴 카드들이 있는데, 그 교실 선생님이 모아주신 그것들을 봉투에 함께 담았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아이들의 글을 보며 철장 안에 계신 이장님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리고 거기에 지난여름 <<동화읽는 어른>>에 써 냈던 글 ‘들이 꾸는 꿈’도 뽑아 같이 담았다. 무너지는 평택 앞에서, 다시 일으키는 들판을 보며, 나로서는 온 마음을 다해 쓴 글이었다.


[플래쉬]평택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카드를 만들어 보내는

울진초등학교 4학년 4반 어린이들.

[동영상] "할아버지 할머니 힘내세요"






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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