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

냉이로그 2009. 12. 11. 01:38

아직도 너무나 순진한 것인지,아님 세상은 워낙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지. 물론 모르지는 않는다. 교육감 하나 뽑아놓았다 해서 순식간에 뿌리째 바꿔낼 수 있지 않다는 것을. 기득권을 지닌 저들이 얼마나두텁고도 촘촘히둘러싸 압박을 해댈지도. 그들에게는 교육이야말로 자신들의 계급을 유지,확대,재생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고리일테니사력을 다해서라도지키고자 할 것이다.허나,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겠으나,오늘 읽은기사 내용만으로는 실망 그 이상이다.차라리자리를 내놓고라도 그 현실의 벽이 얼마나 완강한지, 저들의 공세가 얼마나 폭압적이고 야만적인지를 드러내게하는 편이나을 것이다. 적어도 일제고사 반대를 슬로건으로 당선된 교육감이 일제고사를 반대한 평교사를징계하는일만큼은 버텨내야 한다. 그도 모자라 '일제고사 반대', '부당징계 철회'를 적은 피켓을 드는 일조차 못하게 한다니, 다시 말하면 그 피켓은 바로 진보 교육감이라 칭하던 자신의 선거 캠페인 피켓이 아니던가. 그 뿐 아니라장애인 교육권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을 차가운 철장 안에 가두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다 하니, 이에 대한 비판을 분열을 조장하는 짓이라 할 것인가? 그래도 '우리' 편이니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감싸주자 할 텐가? 운동이 망한다면 그 까닭은 분열이 아니라 덮어주기에 있는지 모른다. 때문에 지금껏 운동이 아닌 것들에 운동의 자리를 힘없이 내주어온 것처럼, 진보가 아닌것들로 진보를 평가받게 되어온 것처럼….지금 당장 우리가 믿고힘을 실어온'진보' 교육감을 내치자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지금 그 모습대로 그저 무조건 위하고 감싸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가 뽑은 교육감이기에, 우리가 그나마 대안으로 삼은 교육감이었기에 그이가 진정한 '진보' 교육감이 될 수 있게끔 지켜주어야 한다. 감싸주는것은 오히려 그이를 더 망가뜨릴 뿐이다. 초심을 견지하게 해 줄 수 있는 더 아픈 말, 눈물겨운 말들이 필요하다.부디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실망이 섣부른 것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나는 김상곤 교육감이 싫다 / 김진 (부천중등지회)

김상곤 교육감 최소한 이것만은 해라 / 김태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한 달 전 쯤이었나, 이계삼 선생이 그 동안 써온 글들을 묶어 펴낸 을 보내왔는데 아직 펴보지를 못하고 있었다. 어수선한 날들이 이어졌고, 나름 핑계라면 아무렇게나 읽어넘기고 싶지 않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것을 쓴 이의 맑은 정신만큼이나 내 마음이 어느정도 갖춰질 때라야 읽을 수 있겠다 하면서. 에이, 결국은 게으름을 포장하는 말들일 뿐인 것인데, 내일 하루는내놓고그것을읽어야겠다. 당장의 시원한답을 구하지 못할는지 몰라도 근본에 대한질문만큼은 얻을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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