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주 수업이 시작하던 아침, 첫 주 공부한 내용으로 간단한 쪽지시험을 치뤘다. 이런 쪽지시험에 괜히 학생들 골탕먹이느라 별 중요치도 않은 저 구석에 있는 내용을 묻지는 않는다. 게다가 시험을 준비하는 교실에서랴, 아마 이 정도만큼은 꼭 기억해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을 물어보았을 테다.처음 보는 쪽지시험인데 영 쪽팔리게나 되지 않을까 해서 전날 밤을 거의 꼬박 새우다시피 끙끙거린 게 그나마 약발이 있었는지 다행히 답을 달 수는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이 놈의 벼락치기.

쪽지시험 (2010/01/16)

1. 고대 도성의 이념적 배경을 제시하여 주었던 중국의 서적과 편명은?

2. 고구려의 역대 도성들을 순차적으로 나열하시오.

3. 한반도의 고대 도성중 가장 처음으로 방리제를 도입하였던 도성은?

4. 발해의 수도인 상경용천부의 남북중심 도로의 명칭은?

5. 고려의 도읍지였던 개경의 조형 원리중 토착적인 성격의 요소와 중국적인 요소는?

6. 조선의 법궁이었던 경복궁과 이궁이었던 창덕궁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7. 백제의 전형적인 가람배치 방식은?

8. 통일신라 때 유행했던 가람배치 방식은?

9. 고려전기 지방사찰의 성격은?

10. 조선시대 때 대사찰과 중층건물이 많이 건립되었던 시기는?

첫주에는 수업을 마치면서 다음 주 쪽지 시험을 예고하더니,지난 번에는 다음 시간까지 준비해올 과제를 내주었다.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한국건축의 구조와 시공, 도면을 그리는 일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에 앞서 준비를 하고 오라는 뜻 같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하는 봉정사 극락전과 부섯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의 종단면도를 그리고 각 부위 명칭과 특징을 찾아오라는.처음 그리려면도면 하나에 삼십 분 이상씩걸릴지 모른다 했다. 그러니 앞으로 남은 일주일동안 하루는 도면 하나 그리고, 또 하루는 그것의 구조적 특징들을 찾아 조사한다 하면 남은엿새 동안 날마다 해야 할 거라면서 말이다. 그런데 아직 이 과제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번갯불처럼 훑어 지나간 건축사를 좀 더 들여다본다는 게 여기에너무 매어 있었는지 모르겠다. 시험 때까지는 이 도면들을 나름 단순화하여 하나에오 분 안에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누군가 그러던데, 아무리 머릿속에 알고 있다 해도 시험 시간 안에 그려내지 못하면 그건 모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그러니 그 도면들은 생각해 그리는 게 아니라 저절로 손이 그린다 싶을 정도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머리가 아니라 손이 먼저 외우게 해야 할 일. 이거야 원.

과제

각 건물의 종단면도를 작도하고 각 부위 명칭 기입과 특징을 조사해온다.

1. 봉정사 극락전

2. 부석사 무량수전

3. 수덕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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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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