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의 노래들

냉이로그 2010. 2. 28. 03:58


 쏭이라는 길바닥 가수가 있다. 언제나 길바닥에서 만났고, 길바닥에서 노래를 들었다. 아니, 만나기 전에 노래로 먼저 들었구나. 어쩜 이렇게 노래를 만들었을까 싶던 <계화갯벌 이야기>. 그 뒤로 길바닥평화행동에서 만났고, 한 자리에서 소주를 마셨고, 그이의 블로그를 알아 가끔 쓰는 글을 읽곤 했다. 꼬미와 함께 사회당 노래패 '꿈찾기' 멤버였다 들었고, 당시 인사동에 있던 아름다운 헌책방에서 매니저로 일을 하고 있다 했다. 길바닥평화행동의 원년 멤버들이 많이들 참여하지 못하던 즈음부터 길바닥의 외로운 촛불을 살려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곤했다.그 뒤로도 '루드의 상상력'이니 '파라다이스 520' 같은 밴드를 이뤄 노래하는 모습들을 종종. 그리고 올 해는 용산 레아의 행동하는 라디오에서 공개방송을 진행하기도. 아아, 그러다 한 해 지지난 해 여름이었나, 사잇골 오두막엘 다녀가기도 했구나. 갈천에서 고마리가 캠프를 열었을 때 길바닥 동무들이 아이들에게 노래하는 삼촌들로 초대되어 다녀가는 길에
……. 아, 쏭의 앨범이 준비되고 있다 한다. 공장에서 앨범 자켓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하니 다 된 모양이다. 며칠 전 '마스터링完'이라 하면서 <눅눅한 파라다이스> 풀버전을 올려놓았더랬는데, 너무 좋아 몇 번이고 듣고, 다시 들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건 용산 레아 앞 골목으로 순대국밥집과 돼지갈비집이 졸졸졸 늘어선 곳. 그 때 돼지갈비를 구우며 들을 때 이미 꽂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다시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들으니, 하, 정말! 카레라이스, 파라다이스, 눅눅한 공간, 눅눅한 일상. 쾌적하고 안락한 파라다이스라면 노래가 될 수없어, 꿈이 될 수 없어,실상 거기에는 어떠한 자유도 없어. 다 식어버린 찬밥에 비벼 먹는 눅눅한 카레. 아마도 쏭은 멋적어 할 테지만 목소리가 참 맑다. 이런 목소리를 미성이라 하는 거겠지.그런데 이 목소리로 내는 이 눅눅한 느낌이라니. 아, 이제껏 쏭의 노래라면 <계화갯벌 이야기>를 최고로, 그 다음으로는 <달려라! 휠체어>를 좋아했는데, 앨범에 담기 위해 마스터링 버전이라 하여올려놓은 것들을 듣고 있자니어느 것과 어느 것을 위아래라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다 좋다. 정말 너무 좋은 걸.


 음악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늘 생각한다. 정말 인간이 만들어낸 것 가운데 최고인 것 같아. 무언가를 만들어낸답시고 자연을 망가뜨릴 일 없이 그저 아름답고, 아름답기만. 지난 주 주말 수업을 마치고 이와사키 치히로의 전시회에 들렀다 가는 길에 홍대 앞에서 웬 거리 가수들의 공연을 잠깐 볼 때도 그랬더랬다. 밴드 이름이 '일단은, 준석이들'이라 했나? 얼마나 신나 보이는지, 기타를 메고 젬베를 치며 노래하는 그이들도, 그 앞으로 옹종옹종 모여서서 손뼉치는 사람들도 모두 즐겁고 자유로워. 기차를 타기 전 <하모니>라는 영화를 눈물콧물 줄줄 흘리며 보면서도 그랬지. 음악이라는 것 아, 음악♪♩♬



 아무튼 벌써 이틀 째 경복궁 경회루와 씨름을 하고 있다. 이 씨름이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아. ㅠㅠ




 쏭의 앨범이 나온다 하는데 내가 다 기분이 좋다. 팬이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자꾸자꾸 듣게된다, 기분이 좋아져.

사진은 지지난 해 여름 갈천분교에서 열린 고마리 캠프에서 아이들과 노래하는 쏭



 그 노래들을 다 업어다 올려놓으려 했더니 진보넷 블로그에서는 나오는 노래가여기 한미르 블로그에는 나오지가 않네. 아까비.그래도 계화갯벌이야기는 여기에 올릴 수 있는 파일로 있으니 그것 하나 올린다. 그 밖의 노래는 아래 제목들을 눌러서 들어야 해. 아니, 곧 나올씨디로 사서 들어야 해. ㅎㅎ

계화갯벌이야기


눅눅한 파라다이스

달려라! 휠체어

체념- 브라스버전

쏭의 노래들을 골라들을 수 있는 페이지

그리고 요건 앨범 자켓 시안이란다.데낄라 풍이구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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