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만들기 3

이익공 공포 모형을 골랐다. 다른 것들은 개별 건물의 공포 모형으로 되어 있는데,이 이익공 공포 모형에는 따로 건물 이름이 써 있지는 않았다.다 만들고난 뒤에이익공 건물 가운데에서도 어떤 건물의 것을 본으로 했는지 봐야겠다 하면서 조립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부재 하나하나 끼워갈 때마다 단계별로 사진을 모두 찍어봤다.)

먼저 엊그제 만들어봤던 봉정사 극락전과 부석사 무량수전의 공포 모형을 다시 조립했다. 한 번 했던 거라 그런지 금세 조립할 수 있었다. 그런 다음 새로 조립할 이익공 공포의 부재들을 늘어놓았다. 앞서 조립한 공포들보다 부재 수가 얼마 없다.

여기에서는 기둥이 각재로 되어 있다. 사괘 딴 곳을 보면 가로 방향을 한 단 깊게 파 놓았는데, 창방 밑으로 상인방도 들어가는건물로 하느라그렇게 만들어놓은 거였다.

기둥 사괘에 상인방을 끼웠다.

기둥 사괘에 상인방을 끼운 뒤 그 위에 창방을 끼웠다.

상인방과 창방을 끼운 뒤 바로 초익공을 끼운다. 봉정사 극락전이나 부석사 무량수전 같은 주심포 건물에서는 창방을 끼운 뒤 바로 주두를 올렸지만, 익공 건물에서는 주두를 끼우기 전에 먼저 살미 방향으로 익공을 끼운다. (주심포 건물에서도 수덕사 이후로 헛첨차라는 것이 발견되면서부터는 창방 위에 주두를 얹기 전 살미방향의 헛첨차를 끼우기는 한다.)

초익공을 끼운 모습. 벌써부터 익공의 냄새가 확 나지 않는가. ^ ^

초익공과 십자결구를 하는 가로방향의 인방재(뜬장여)를 질렀다.

그 위에서 주두를 얹는다.


주두까지 얹은 모습.


이익공의 공포이므로 주두 위에 다시 익공을 얹는다. 초익공 같으면 주두 위로 보의 숭어턱을 끼워맞추겠지만.

이익공과 십자결구를 하게 되는 도리방향의 첨차. (좀 더 잘 보이게 하느라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익공과 첨차까지 결구한 모습. (다시 처음 그 방향에서.)

이익공과 첨차까지 결구한 모습.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여기에 쓰인 첨차 끝에는 소로 끼울 자리를 깎아놓았다. 그런데 이 소로는 한쪽으로만 갈(트인 부분)이 나 있는 '단갈소로'.

첨차 양끝에 소로까지 얹었을 때 모습.

이익공과 첨차의 십자결구 위로 다시 주두를 얹는다. 이처럼 이익공계 공포에서는 주두가 둘 올라가게 되는데 이처럼 주두가 둘일 때 밑에 있는 주두를 '대주두' 혹은 '초주두'라 하고, 위에 있는 주두를 '소주두' 혹은 '재주두'라 한다.

재주두까지 얹은 모습.

실제로 답사를 가서 건물을 볼 때면 밑에서 올려다보게 되곤 하는데, 밑에서 치켜올려 볼 때는 이런 모습으로 초주두와 재주두가 보이게 된다.

재주두와 양쪽의 단갈소로들 위로 장혀를 올린다. 여기에서 장혀들은 주두의 씽(중심)에서 결구하지 않고, 보의 숭어턱이 결구할 부분을 남겨두고 서로 떨어지게 끼운다.

양쪽으로 나가는 장혀 둘을 모두 끼운 모습.

재주두 위에서 장혀들이 놓이고, 그것들 위로 보의 숭어턱을 결구한다.

보까지 결구. 이제 도리만 얹으면 완성.

보의 숭어턱 위로 도리를 얹었다. 이것으로 이익공 공포모형 완성. 생각보다 간단하다.

앞에서 본 모습.

이것의 외곽선을 따라 그리면 그대로 하나의 공포도가 되겠다. 익공 가운데 이익공의 공포도. 이익공 가운데에도 출목이 없는 무출목이익공의 공포다. 익공이 하나인 초익공 같은 경우는 거의 대부분 출목이 없고, 이익공 가운데에서는 출목이 없는 것과 하나 있는 것이 있다. 물론 초익공 가운데에도 아주 예외적으로 사직단 정문 같은 것은 출목 하나를 내고 있는데 그것은 유일한 사례일 뿐이다.

다시금 기억을 더듬어보면 해인사 장경판전(1488)이 아주 초기의 익공계 건물(초익공 무출목)이었고, 강릉 해운정(1530, 초익공 무출목)과 강릉 오죽헌(1536, 이익공 무출목) 또한 초기 익공계 건물로 사례를 살펴보았더랬다. 그 뒤로 청평사 회전문(1557, 초익공 무출목) 건물이 있었고, 17세기에 들어 출목이 있는 건물(종묘 정전, 1608, 이익공 일출목)이 나타났다. 사직단 정문(1720 중건)은 초익공이면서 출목이 있는 특이한 사례였고, 창덕궁 주합루(1777)는 초익공이 이익공보다 크게 되어 있는 건물이어서 눈여겨 봤더랬다. 그것은 아마 원래 초익공이던 건물에 익공 하나를 더 끼우면서 위의 익공이 더 작은 모습을 보였을 거라 해석되기도 하는데, 그 건물은 출목이 없는 이익공이었다. 그리고 19세기에 들어 지어진 창경궁 통명전(1834)은 이익공이면서 출목이 없는 공포 양식을 가지고 있고, 경복궁 경회루(1867) 또한 이익공 무출목의 건물이었다.

익공에 대한 내용은사직단답사정리한 것과 예전에 공포들에 대해 정리한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새겨둘 일이다.

어쨌든 이렇게 또 하나의 공포 모형을 만들어보니 기분이 좋다. 녀석들을 나란히 세우니 도레미, 장난꾸러기 삼남매들 같다. (여기까지는 좋았단 말이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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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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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11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냉이로그 2015.10.15 14: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익공 양식은 조선 중기 이후에 많은데요, 익공 건물의 부재 치수가 궁금하면 그 시기 지어진 익공 양식 건물들의 실측설계보고서를 참고해보세요. 왕릉의 정자각들은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 익공 양식이니 이익공 양식 건물을 찾기가 쉽고, 조선 중후기에 중건한 궁궐 건물들도 정정문과 정전 등을 제외하곤 이익공 양식들이 많으니 직접 답사하기에도, 자료를 찾기에도 쉬울 겁니다.
      저는 이 모형만들기 교구를 예산에 있는 고건축박물관에서 샀는데, 그 뒤로 거기엘 가보지 않아서 지금도 구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2. 무소의뿔 2021.03.02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여년이 지나도 멋지네요.
    혹시 이런 부재들은 어디서 구하나요?
    저도한번 만들어보고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