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람

냉이로그 2010. 12. 21. 01:13

이천팔 년 가을에 마지막으로 보았으니 그 뒤로 두 해가 조금 더 지난 게 되겠구나. 마지막으로 보던 그 땐내놓아 말하기 어려운 사정으로 곤경에 처한 아저씨에게 작은 힘조차 보태지를 못해 괴로워했더랬다.아마, 그 미안한 마음에 더 연락하기를 주저하고 미루기만 했는지 몰라.그러다가 두어 달 전에야 조마조마해하며 늦은 편지를 아저씨께 보냈고,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짧은 기별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일(22일) 저녁 아저씨와 만나기로 약속.

아저씨가 좋아할만한 음식을 함께 먹어야지. 그 남산만한 배는 그대로 있는지 만져보는 것도 잊지말아.탁심에서 망가질 뻔한 엉치뼈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하는 것도확인해야지……. 그렇게아저씨와 눈을 맞추고, 몸을 만지고, 힘껏 끌어안아, 그 울보의눈에눈물을 충분히젖어들고 난다음, 그런 것들은 한참 뒤에야 물을 것이다. 지금 그곳은 어떠한지,점령군이 다 나갔다고 하는 그곳은, 그동안 아저씨와 식구들의 안부, 그리고 그 땅 사람들, 그 땅 아이들,마을과 마을.

아하하, 아저씨를 만난다.우리 친구 살람. 아저씨가 와 있는데 굴 속에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잖아.

이 블로그에도 아저씨를 떠올리며쓴 것들이 제법 여럿이다. 아마 이 말고 빼놓은 것들이 더 있을지는 모르나대충 기억이닿는대로 찾아보았다. 옛 일기장을 들춰 읽는 그런 기분으로, 아저씨를 떠올리면서,그리고 아저씨 곁에 있는 내 모습, 우리의 우정…….에프티피 저장공간이 없어져서 어떤 영상은 죽어버렸고, 사진이 엑박으로 처리되어버리거나 했지만, 그래도 다 어제 일 같기만 하더라. 아저씨를 처음 만난 그 뜨거웁던 이천삼년 여름의 그 어느 날도.

소식 / 2010.09.09

아무것도 / 2010.09.01

카사비앙카 / 2008.09.02

살람 아저씨께 / 2007.12.18

아저씨와 함께 할 여행 / 2007.12.10

아저씨가 온다 3 / 2007.12.01

아저씨가 온다 2 / 2007.11.30

아저씨가 온다 / 2007.11.29

살람 아저씨와 공수전분교 아이들 / 2007.3.13

입학 / 2007.3.4

살람 아저씨의 영상편지 / 2006.12.16

[바끼통] 살람 아저씨 이야기 (2004. 12. 19)

아저씨와 만나 실컷 그리움을 더듬어 눈물짓고 장난치며놀고 난 다음에는, 그 다음엔 아저씨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듣겠지. 지난 번 만남과 영상편지 이후 그곳의 상황, 아저씨 개인의 사정이나 안부, 아저씨 식구들과 마을 사람들 얘기부터 하여 점령군이 떠난 뒤 이라크 민중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까지.그리하여 아저씨가 한국의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까지.아마 아저씨 가슴에 차오르는 얘기들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분명 차고 넘는 이야기를듣게 될 거야. 그러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다보면어떤 질의응답처럼 얘기를 나누게 될지도 몰라. 이 때 아저씨에게 더 들었으면 하는 질문이랄까, 뭐 그런 것이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그렇게 나눈 이야기들은 성감독이 카메라에담고 편집을 하여함께 나누려 하거든요. 아,그럼 오늘밤도 살람 알레이쿰.

'냉이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거친  (2) 2010.12.24
선물  (0) 2010.12.22
클라민영  (2) 2010.12.17
다시 굴  (8) 2010.12.14
여기  (2) 2010.12.14
Posted by 냉이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