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콘서트, 부산

그꿈들 2015. 8. 23. 17:42

 

 

 감자야, 이번엔 부산으로 갈 거야. 감자는 태어나서 부산이라는 데를 처음 가보는 게 되겠네 ^ ^

   

 

그래서 또 비행기를 타러 나가.

 

 

 

 

 그렇게 감자네 식구는 비행기를 타고, 경전철에 지하철을 두 번 더 갈아타고 <책과아이들>이라는 놀라운 책방에 닿아. 

 

 

 

 

 책방이라지만,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도서관도 겸하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수업을 하는 방들이 여럿 마련되어있는, 게다가 여럿이 모여 공연이나 행사를 할 수 있는 강당에, 그림책 원화전을 할 수 있는 갤러리까지 있는 아주 멋진 곳이었어.   

 

 

 

 아빠가 쓴 책들을 한 데 모아놓았지만, 감자는 그딴 거엔 관심이 없고 물컵만 더 좋아 ㅠㅠ   

 

 

 

 오층에 있는 전시실에서 <<그꿈들>>의 원화전시가 열리고 있어. 서울부터 속초, 상주, 제주, 군포를 거쳐 부산에 걸어놓은 종숙이 언니의 그림들. 감자는 그전 전시 때까지는 아직 기어다닐 줄을 몰라, 아빠나 엄마에게 안겨 그림을 볼 뿐이었지만, 얼마 전부터 기어다니기를 시작한 감자에게는, 갤러리란 그저 맘껏 기어다녀도 좋을 곳! 

 

 

 

 

 

 콘서트를 시작하기 전, 이모야의 리허설. 이모야가 오늘 부를 노래들은 절로 눈을 감게 해주는 것 같아. 저 멀리 어디론가 데리고 가 주는 것 같은, 마음 깊은 곳을 가만히 매만져주는.

 

 

 

 흙빛 씨앗을 닮은 노래, 그래서 끝내 초록이 되는 노래.

 

 

 

 어머나, 이게 누구야? 경주에 있어야 할 사람들을 부산에서 만나다니. 불국사에서 석가탑해체보수공사에 함께 일을 하던 형님과 아우, 동료들이 연락도 없이 찾아온 거. 이거 냉이로그에 써놓은 거를 보곤, 부러 깜짝 놀래켜주려고 찾아온 거라고.

 

 

 

 세상에나! 세 사람 모두 오후 근무에 조퇴까지 쓰고 온 거래. 반갑고, 기쁘고, 고마웠다. 동희 형님은 군포에서 한 북콘서트 때도 다녀각셨는데, 이번에 또 부산까지. 인명 씨도, 정민이도, 그리고 정민이 곁에 선 여자친구도, 정말 깜짝 놀랐지 뭐야.

 

 

 

곧 공연이 시작하려 해.

 

 

 

 

 시와가 노래를 부르고, 그 다음엔 사회를 보시던 책방 삐삐님과 내가 이야기를 나누는 거, 그런 다음에 <아기양> 노래로 공연을 마친다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내가 한 곡을 더 불러달라 부탁해, <아기양>을 부른 다음 <인사>라는 노래까지.

 

 <아기양>은 감자네 세 식구를 앞에 놓고 불러주기는 했지만, 이렇게 공연 무대에서 부르기는 아마 처음일 거. <<그꿈들>>에 들어있던, 도하가 아이들과 부르는 노래로 쓴 가사에 시와가 곡을 붙이고, (아, 이 곡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얘기하는 시와 모습이 세 번째 동영상에 나와 있으니 그걸로 대신 ^ ^)   

 

 

 

 처음엔 부르다가 실수를, 헤헤.

 

 

 

 정말로 도하가 아이들 앞에서 부르는 것 같아. 그 노랫말만을 보고 어쩜 이렇게 곡을 붙일 수 있었을까.

 

 

 

 그 멜로디를 붙이게 된 이야기와 그리고 내가 듣고싶어 부탁한 마지막 노래 <인사>까지.

 

 

 

 북콘서트를 모두 마치고, 우리는 책방 삐삐님의 집인 식당으로, 그리고 다시 <책과아이들>로 돌아와 밤이 깊도록 오붓하고 따뜻한 시간을.

 

 

 

 잠자리는 책방 안에다 마련해주었는데 얼마나 아늑하고 편안했는지 모른다. 감자네 식구는 저 이층 방, 시와는 일층 방. 여느 숙박시설보다 더 편안하게 잠을 자고 쉴 수가 있었어. 이제는 책상들을 들여놓은 저 넓은 마루가 지난 저녁 북콘서트 행사를 하던 바로 그 공간.

 

  

 

 

 

 책방 대표님 내외를 비롯한 책방 식구들에게 참말 고마웠다. 아마 책방 식구들 웃는 얼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

 

 

 

 

 

 

 좋았다. 어쩔 수 없이 무언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간에, 짧지 않은 말들을 해야 했던 내 순서를 빼놓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 아마 나는 좀 더 오래 두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왜 좋았을까, 뭐가 그리 좋았을까, 그 전하고는 어떤 게 달랐을까. 어쩜 내 마음 어느 구석이 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감자야, 정말 그랬단다. 아빠 뿐 아니라 엄마도 그랬대. 좋았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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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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