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꿈들>>이 부산으로 간다. '책과아이들'이라는 책방 갤러리에서는 어제부터 원화전이 시작, 한 달 동안 이어지고, 그 뒤로는 부산민주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한 달을 넘게, 그러니까 종숙이 언니의 그림들이 부산에서 석 달을 머문다.
그 가운데 어느 하루는 그림을 그린 종숙이 언니가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 또 어느 하루는 작가와 뮤지션이 함께 하는 북콘서트가 놓여 있기도 해.
그날 하루는 난장이공 카페 문을 닫고 부산엘 다녀오기로. 와아아, 이번에도 시와랑 함께 북콘서트라는 걸 하게 되었다. 감자는 좋겠네, 달래도 좋겠네 ^ ^ 물론 나는야 완전 좋지! 이번 북콘서트에서는 지난 번 시와가 들려주었던, <<그꿈들>>에서 도하가 아이들하고 부르던 노랫말에 곡을 붙인 <아기양> 노래도 무대에서 부를 거.
감자네 식구는 8월 21일에 부산에 갈 거야. 시와 이모야랑 북콘서트를 할 거고, 거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게 되어. 그러니 동무들, 그날은 부산으로, 부산으로!!!
오전에 카페에 우체부 아저씨가 다녀갔어. 서울에서 보내온 택배 상자. 그 선물 상자에는 카페에 걸어두면 좋을 예쁜 종이꽃도, 당신이 아껴보던 책도, 그리고 품이를 맞이할 감자네 식구에게 보내는 선물들과 함께 이런 종이 봉투 하나가 더 들어있었다.
중학생 아이들이 <<그꿈들>>을 읽고 쓴 글들. 봄빛 선생님은 국어시간, 교실에 들어가서 만나는 아이들과 그꿈들 책을 읽어, 지난 번에도 이만큼 두꺼운 봉투에 아이들이 쓴 글을 모아 보내주었더랬다. 그러더니 이번에도 또.
봄빛 선생님의 정성만으로도 감동스러웠지만, 아이들이 쓴 글을 하나하나 읽어보며 또한 마음이 움직였다. 그동안에도 이따금 아이들이 보내오는 감상문이나 편지를 받아보곤 하지만, 그 가운데는 억지로 한 독후활동 같은 느낌이랄까, 선생님이나 부모가 시켜서 쓴 것 같은, 못내 그런 기분을 들게 하는 것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받은 이 아이들이 쓴 글들은 하나하나가 그렇지 않아. 적어도 아이들은 그 책 속 그곳 사람들을, 그리고 군인들을 마음으로 만나고 나온 듯 했으니.
얘들아, 고맙다. 그렇게 읽어주는 것만으로, 아저씨는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작가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마 이런 독자를 만나는 순간일 거. 한 교실의 아이들이 이렇게나 마음 깊숙히 느끼며 읽을 수 있었던 건, 그 시간을 마련해주고 이끌어준 봄빛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것도 모르진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