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복
실측 야장 그리기 숙제. 대상 건물은 이승업이라는 조선후기 도편수의 집 안채 건물이다. 삼각동에 남아있던 것을 남산골 한옥마을로 옮겨 보존하고 있는, 그런데 명지대에서 실험한옥 프로젝트를 하면서 신한옥과 비교를 하기 위해 그 건물과 거의 똑같이 지어 놓은 것이 있다. 그 건물을 두고 실측을 하고 야장을 그려내는 것이 다음 주말까지 해가야 할 숙제. 이런 도면지에다가는 선을 그려본 적이 없으니, 아무래도 나는 선을 긋는 일이 고달푸다.
평면
몸채 종단면
날개채 종단면
앙시
서까래 숫자에 기왓골 수를 헤아리다 보면 어질어질 눈이 흐려져. 하늘은 어쩌자고 이리도 파란 것인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내가 기대했던 거하고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싶어, 이번 주까지만 나오고 말아야지, 이번 주에는 정말 그만 두어야지, 매주 교육장에 올 때마다 그 생각을 했건만, 어느덧 반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결석도 없이 꼬박꼬박, 이렇게 숙제까지 꾸역꾸역 해가고는 있어. 아무래도 나는 나 자신이 낯설어 문득 우스운 생각이 들곤 한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니, 아님 어쩌자고 이러구 있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