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

냉이로그 2011. 6. 14. 21:53

(요 아래 게시물 꼬리말에 이어)

오우, '완전'이냐고 그러니까그여운이 좀 쎄네. 이런저런 생각들을 들게 하고 그래. 머랄까,완전 이라는말 앞에서는멈칫거리게 되고그런 거 있잖어. 한 번 더 의심해보게 되고 그런 거.어떤 무의식이랄까, 아니면딱 어느 시점의 일에도하나가 아닌 여러가지요인이 작용을 했을 수도 있겠고.그게 무의식이었건,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어떤 요인이었건,내 안의 어떤 허위나 잣대(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져버리게 된) 같은 거가 작용을 하지는 않았나 하는 그런.

글쎄, 프랭스가 불편해한 게, 그래서 좀 꼬집어주고 싶었던 거가 그런 건지 맞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내 나름으로 내 안의 그런 어떤 거에 대해 의심을 해보게 되었는데 말야. 몇 가지가 있을 수 있겠드라구. 그 하나는 테레비 쇼프로가 아니라 무슨 인디밴 공연이거나 아니면 어디 평화콘서트, 인권콘서트 같은 문화공연 같은 거였으면 달랐을까 하는. 글쎄, 머 그럴 거 같지는 않은데. 나도 나름 텔레비전키드인데다가 연속극, 연예인 이런 거 좋아하는 거 어디가서 감추지 않고 그러잖아. 단지 방송국 녹화 방청이라는 거는 한 번도 안 해본 거고 그러니까 처음이라는 거에서 오는 어떤 쑥스러움이 좀 느껴졌으면 그랬달까.

그리고 또다른 측면으로도 어떤 거가 있었을까 하다보니까, 나한테 그런 게적잖이 있기는 한 거 같애. 머랄까 어떤 거에서도주류에 대한 어느만큼의 거부감이라거나, 그런 것과는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게 되는 그런. 그 주류라는 게 상업자본이라거나 그런 거를 기반으로 한 거라면 더더욱. 글쎄, 그게 어느 시기에는 의식적으로 학습된 거였을 수도 있겠고, 그러다가 어느덧 정서가 되어버린 거일 수도 있겠고, 또 어느만큼은 내 기질 안에 그런 게 있어서일 수도 있고 그럴 텐데.그래서 이를테면 음악이라 치면일부러라도 인디 쪽, 자립음악가들에게 더 박수를 쳐주고 싶은, 앨범을 사거나 공연 티켓을 사도 그 쪽 거를 더 하고 싶어지는 그런 게 있기는 해. 명확하게 선이 그어지지는 않지만은, 나한테는 그게 머랄까, 될 수 있으면 대형마트 안 가고 구멍가게 가려 한다거나 대기업 꺼 안 쓰려 하는 그런 거랑 비슷한 맥락이기도 한 거 같아. 삼성 홈플러스에 문닫아가는 구멍가게들이나, 자본이 주무르는 음반산업 구조 속에서 눈감고 가버린 달빛요정이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 그런. 아무튼 머 그런, 가급적이면은 그런, 그런 어떤 게 내 안에 있기는 한 거 같아. 그게 어쩌면 처음에는 의식적인 게 더 컸는지는 모르겠는데, 이제는 의식이라기보다는 정서 쪽에 가까워졌고, 이미 그런 게 더 자연스러워진.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음악 자체로 좋은 건 좋은 거고, 그래서 테레비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이들을 좋아하기도 많이 하거든. 2ne1을 찬양하기도 하고, 싸이나 디오씨 같은애들의존재에 고마워하고그러니깐. 요즘엔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그런 것 중의 하나인 거였고. (아이유의 삼촌팬이기도 함미다. ^^;)

그리고 그런 거 말고는 또 다른측면에서 머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까, 내 안에 그런 게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해. 머랄까,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대중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인터넷만 켜면 온통 그와 관련된 기사로 도배가 되고, 어딜 가나 그걸로 화제가 되고, 가마솥 끓듯이 막 그런 분위기가 되는 어떤 거 앞에서, 나도 모르게 멈칫하게 되는 그런 게 있달까. 나도 같이 흥미진진하여 푹 빠져 있다가도 어, 이게 뭐지, 하면서 되돌아보게 되거나 하고그런달까. 이게 뭔가, 휩쓸리고 있는건가, 휘둘리고 있는건가, 아니면 어떤 소외에 대한 두려움이나 어떤 최신 트렌드에 처지고 싶지 않아 하는 또다른 무의식(어떤 무의식하고는 충돌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존재하는). 그래서남들이 보는 거, 하는 거 나도 보고 해야 할 거 같은 그런 심리는 아닌지, 하는 것에 대한 경계, 자기검열 같은 거. 그러니 어느순간 그런 열풍이나 쏠림 같은 거에 나도 모르게 일단 멈칫거려지게 되고, 일정 거리를 두려하게 되고, 그런 게 적잖이 배어있는 거 같기도 해. 나쁘게 해석하자면 그런 모습이 마치 '난 그런 거에 휘둘리지 않아, 난 달라, 나는 니네가 생각 못하는 이런 거까지 생각하고 있어' 하는 어떤 우월감, 대중을 무시하는 허위의식 같은 거라 할 수도 있겠는데, 글쎄, 나 또한 정말 그런 거를 혐오하는 입장에서 내가 그렇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으네.아니, 그렇지는 않으려 한다고 말하고 싶으네. 그저 어떤 집단심리의 맹목에 대한 경계, 긴장 같은 거라고 일단은 우길란다. ㅎㅎ아무튼 그래서 나가수에 방청 신청했다는 거가 그런 식으로 가벼이 휩쓸려서 그러는 거 같아 민망스러운 기분에 창피함을 느끼는 그런 마음이 있었나, 생각해보게도 됐다는 것인데, 글쎄, 뭐 별로 그런 거 같지도 않은데. ㅜㅜ

아, 이거 뭐, '완전'이라는 그 말이 주는 여운 때문에참 나, 내 무의식이라는 거를 이리도 뜯어보고, 저리도 쑤셔보고 그랬네.내가 뭐심리학이니 하는 그 비슷한 거라고는 공부해본 바가 없으니여전히 내가 나를 잘 보지 못하는 부분도 많기는 하겠지. 그런 속에서내가 한 어떤 얘기에 프랭스가 불편함이나 답답함을 느껴 뭔가를 말하고 싶어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가수 방청 신청하는 게 왜 챙피하냐,그리고 그걸왜 스스로도 우스꽝스럽다 여기냐,하는 그런. 마치 홍상수영화들이의식있는 체 하거나 지식인입네, 교양인입네 하는 어떤 이들의허위 같은 거를꼬집는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뭐, 거기 댓글에 썼던 것처럼 내가 챙피하다고 했던 거나 우끼다 했던 거는거기에 쓴 그 단순한 이유가 맞는 거 같애. 근데 '완전'이냐고 그래버리니까, 세상에 완전이라는 게 어디 있겠어. 프랭스가 보기에는내가그런가, 글쎄, 모르겠다만좀 어렸을 때는 막 있어보이고도 싶었고,남의 시선 같은 거적잖게 의식도하고 그랬던 거같기도 하지만, 그런 거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특히 요 몇 년 사이에는 더 많이.가까이에서 보는이들이 아니라 그러면 아닌 게 맞는 거겠지만, 나는 내가 그렇다는 거를 느끼는 게,나 스스로 예전보다 마음이라는 게 되게 편하고 가벼워졌거든.누구를 만나거나 뭐를 하더라도내 갖춤새나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거에 신경쓰이거나 하지를 별로 않아.소심한 성격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남 눈치 많이 보는 그런 거일 수도 있겠는데, 이젠 그런 눈치 같은 거잘 안 보거든. 어떤 평가나 시선,그런것들은재미없어진지오래야(라고 나는 생각해. ^^)그래서 더 까칠해지고 있고, 더 맘대로가 되어가고 그러고 있지 뭐.

아무튼 오우, 완전이라는이 말은 완존 긴장되는 말이었어. ㅠ

쯋쮸루쭈루쭈루♪ 쯋쮸쮸루쭈루쭈루 ♬
(이제 한미르 블로그에는 동영상이 안 올라가나부다. 이거저거 다해봐도다 실행이 안 되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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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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