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살람 아저씨에게 편지를 썼다.

아저씨 사는 후리아 마을에

몹시 걱정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본 뒤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저씨와 컴퓨터 메신저로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는

다른 이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정말 다행.


미국에서는 공화당의 선거 참패 뒤로

철군의 여론이 큰 물결을 이루면서

이라크연구모임 같은 곳들에서 철군을 제안하고 있는 모습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보기도 했지만,

결국 부시 행정부는 내년 예산을 계획한 700억 달러에

997억 달라를 더할 거라며 거꾸로만 치닫고 있다.

게다가 철군, 감군은커녕 2~3만 명의 병사를 더 보낼 계획과 함께.


지난 주 안산에서는 서울예대 연극과 학생들이

졸업작품으로 <지금, 우리들과 당신의 거리 8600km>라는 공연을 했다던데,

그 8600km 너머에 아저씨가 있다.

그 8600km 너머에는 멈추지 않고 피를 흘리고,

그 8600km 너머에는 아우성을 치며 떨고 있다.

달팽이 마을 / 고니소리


노래 - 김영옥

음원 - Roland JV1080, effect sound WAR

만든 때 - 2000. 10

권정생 선생님의 시 <달팽이>에서 노랫말을, 이상은의 곡 <Reincarnation>에서 곡을 빌어 만들었다고 하는 이 노래는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주제로한창작마당춤극 <<귀향>>에 주제음악으로쓰인다고 한다. ('예술공장 두레' 작품)

선생님의 시를 다시 보고 있노라니, 보퉁이 지고 허둥지둥, 목이 메어 소리도 안 나오고, 기운이 다해 뛰지도 못하고, 눈물자국만 길게 길게 남기며, 아기를 찾는 달팽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저 멀리 지금 눈물자국만 길게 남기며 떠나고 있을 그곳의 순박한 사람들 모습으로

달팽이

권정생

달팽이 마을에 전쟁이 났다.


아기 잃은 어머니가

보퉁이 등에 지고 허둥지둥 간다.

아기 찾아간다.


목이 메어 소리도 안 나오고

기운이 다해 뛰지도 못하고

아기 찾아간다.


달팽이가 지나간 뒤에

눈물 자국이

길게 길게 남았다.

고니소리 님 블로그

예술공장 두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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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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