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과 한국군 파병 관련 기사(2007. 3. 15~ 2007. 3. 31)들을 읽고.

이라크 침공이 있은 지 꼭 4년이 된 20일 뒤로 그간의 이라크 상황을 돌아보는 기획 기사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그 4년 동안 주요 일정들과 그 4년 사이에 죽어간 이들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 그리고 갈수록 더해지며 지옥처럼 바뀐 그곳의 모습들. 목숨을 잃은 이들만 이미 60만이 넘었고, 집과 일자리를 잃은 채 종파 사이의 처절한 싸움 속에서 떠도는 이들이 벌써 400만에 달했다. 그곳 백성들 일곱 사람 가운데 하나가 난민이 된 현실, 그토록 많은 난민이 생긴 것은 팔레스타인 뒤로 가장 많은 숫자라 하던가. 미국에서는 리크게이트라는 것이 터지면서 이미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거짓과 부도덕이 다시 한 번 정치 문제로 크게 떠올랐다 하고, 미 상원에서조차 이라크 철군 안이 통과되었다 한다. 영국군은 바스라에서 철군을 준비하고 있다 하고, 그러한 사이 UN의 얼굴마담이 된 반기문 총장이 이라크에서 폭탄 테러를 간신히 피했고, 이라크의 전 부총리는 폭탄 테러에 목숨만 겨우 건졌다. 그리고 3월 마지막 날에는 올 들어 두 번째로 커다란 연쇄 폭탄 테러로 예순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고, 백이 넘는 사람들이 다쳤다.


[동영상] 난민 400만 이라크 엑소더스.이라크 편, 더블유, [엠비씨], 2007.03.23. - 보기


엠비씨에서 방송하는 더블유라는 프로그램에서 40분가량의 이라크 특집 프로그램을 보여준 것을 주말에 나와 이제야 컴퓨터로 보았다. 첫 화면에서는 어린 사라의 이야기를 전한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교복을 사러 나갔다가 폭탄 테러로 엄마와 할머니를 잃고 총에 맞아 일어설 수 없게 된 아이. 그 어린 아이 몸의 난소에 총알이 뚫고 지나갔다지. 엄마 무덤이 있는 나자프에 가 보고 싶다 하지만 그 조차 할 수 없다. 엄마는 시아파, 아버지는 수니파. 뒤이어 또 다른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아쉬라라는 시아파 종교 행사 기간에 겪은 무서운 일들 한 아이가 말한다. “죽은 사람이 내 몸 위로 떨어졌어요. 누군가 나를 안고 막 뛰었어요.……” 또 다른 아이가 말한다. “내 몸이 갑자기 날아갔어요. 반토막 난 사람이 내 앞에 있었어요.……” 그리고 수니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어느 마을과 시아파 사람들이 많은 어느 마을. 지금은 얼굴을 마주할 수도 없이 겁나는 사이가 되어버렸지만 후세인 시절의 시아 탄압 정책 시절에도 서로 결혼을 하고, 이웃으로 지내왔다던 그들. 미국의 침공 뒤 시아파를 정치적 파트너로 삼은 점령군들은 이들 사이를 서로 적대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어 버렸고, 지금은 이웃이 적이 되는, 이웃에게 협박 편지를 받는, 이웃에게 폭탄 테러를 받는 사이가 되게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협박과 테러를 이기지 못한 채 시리아로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사람들, 요르단으로 떠나는 사람들. 허나 그 고통 또한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몫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극소수 이라크의 부유한 이들은 요르단으로 들어가면서 오히려 요르단의 서민들의 원성을 살 정도로 요르단의 집값, 물가를 엄청나게 뛰게 해 버렸다. 피난을 갔다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국경을 넘어간 그곳에서 저택을 구해 난민 생활을 하면서 뛰어오른 집값에 외려 재산을 불리기까지 했다. 난민이라는 이름의 처지에서도 가난한 백성과 부유한 이들의 삶은 끝과 끝을 보인다. 그렇게 이어지는 화면에는 너무 맑아서 아픈 눈망울들이 슬픈 생명의 목소리를 전한다. 우리 이렇게 살고 있어요, 여기 이렇게 살고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건너가 이라크 파병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을 하고 왔다 한다. 그이의 뻔뻔함이 밉기보다 그이를 그토록 당당할 수 있게 한 우리 자신이 그저 슬플 뿐이다. 나,여전히 전쟁을 받치고 있는 자본과 문명이 만든 삶의 그물을 끊고 나오지못한 채 살고 있으니.

이라크 전쟁 관련 기사 모음 (2007. 3. 15~ 2007. 3. 31)

[한겨레신문]미 ‘폭발물 탐지 로봇’ 이라크 투입키로, 2007.03.30.

[경향신문]이라크 연쇄 자폭테러 180명 사망, 2007.03.31.

[경향신문]美 상원 ‘이라크 철군안’ 사실상 통과, 2007.03.28.


[한겨레신문]NYT “미, 이라크사태 장기화되면서 탈영병 급증”, 2007.03.24.


[한겨레신문]폭탄테러로 이라크 부총리 부상, 2007.03.23.


[한겨레신문]이라크 난민 400만…날품팔이·성매매로 생계, 2007.03.22.


[경향신문]美하원 ‘이라크 철군 명시 전비법안’ 통과…부시 거부, 2007.03.25.

[경향신문]이라크 무장단체 “로켓포 공격, 반기문 총장 노렸다”, 2007.03.25.


[한겨레신문]이라크의 교훈, 일방주의에의 경고, 2007.03.19.


[한겨레신문]영국군, 이라크 바스라서 철군 사전작업 착수, 2007.03.21.


[한겨레신문]이라크 전부통령 교수형 집행, 2007.03.20.

[한겨레신문]<이라크전 4년> (하) 미국 일방주의 저물게 한 이라크전, 2007.03.19.

[경향신문]이라크전 반발 4돌 “후세인 시절엔 그나마 질서라도…”, 2007.03.19.

[한겨레신문]8명당 1명 집 등져…“올해만 피란민 100만명 늘것”, 2007.03.18.

[한겨레21]리크게이트, 미국 도덕성이 줄줄 샌다, 제651호, 2007.03.15.

[한겨레21]앗살람 알라이쿰, 제651호, 2007.03.15.

[한겨레신문]40대 미국인, 이라크서 전사한 아들 기리려 재입대, 2007.03.19.

[한겨레신문]San Diego의 이라크 침공 4주년 반전시위를 보고, 2007.03.19.

[한겨레신문]<이라크전 4주년> (상) 내전 끝이 안보인다, 2007.03.18.

[경향신문]이라크 무장단체, 미군탱크 폭파장면 공개, 2007.03.19.

[경향신문]“부시는 들어라” 지구촌 뒤덮은 ‘반전’ 함성, 2007.03.18.

한국군 파병 관련 기사 모음(2007. 3. 18~ 2007. 3. 26)

[한겨레신문]노 대통령, 쿠웨이트 한국부대 방문 격려, 2007.03.26.

[경향신문]盧대통령 “이라크 파병은 최선의 선택”, 2007.03.26.

[한겨레신문]미국의 전쟁, 2007.03.19.

[한겨레신문]1천여명 파병반대집회 ‘평화롭게 해산’, 2007.03.17.

[한겨레신문]참전 군인 ‘정신적 상처’ 치유해야, 2007.03.18.

Posted by 냉이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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